-
-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책을 읽다가 ‘나도 이런 생각 한 적 있었는데!’ 라는 문장이 눈에 콕 들어왔다. ‘열감이 느껴지는 “따뜻함” 말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따듯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매일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라는 짧은 글이었다. 언젠가 지인에게 “따듯한 하루 보내^^”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 왠지 모를 포근함이 이 글자 하나 때문이었을까? ㄷ과 ㄸ의 미묘한 차이가 말의 온도를 결정하는 듯하다.
난 나만의 케렌시아가 어디일까? 저자는 자신이 혼자 사는 작은 전셋집이라고 이야기했다. 난 합가를 해서 살고 있고 나만의 공간이 없어 집에 가면 더 불편하다. 겨우 찾는다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이마저도 갓 돌 지난 둘째가 따라 들어오려 하지만) 화장실 정도? 시간을 쪼개 퇴근길에 나만의 케렌시아를 찾아보았다. 둘째를 낳기 전엔 걷기 운동 겸 출퇴근길에 안양천을 가로질러 다녔었는데, 지금은 이것도 허용이 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퇴근길에 집 근처 도서관에 들러 원하는 책을 둘러보고 오는 것이다. 죽치고 앉아 예전처럼 느긋하게 읽고 싶은 책들이 한가득이지만 현실은 많이 어렵다. 그래도 어쩌랴, 이 공간과 시간이라도 허락된 하루가 감사할 따름.
오늘 읽은 서평도서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는 유튜버 ‘따듯한 목소리 현준’ 이 구독자들과 나눈 깊은 밤의 한 조각 같은 이야기다. 20대에 취업준비를 하면서 라디오를 밤늦게까지 많이 들었었는데 그때 진행자가 해주는 마지막 멘트 ‘잘자요’처럼 다정하고 위로가 된다. 저자의 채널을 들어보고 싶어졌다. 활자가 주는 위로와는 또 다른,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목소리로 말이다. ‘따듯한목소리현준’을 검색해본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들으면 좋을 오디오북같은 채널이다. 요즘 잠자리에 들어도 마음이 여전히 분주하고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과 항상 복잡하고 엉켜있는 생각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했는데, 현준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명경지수처럼 고요해진다. 저자가 어느 한 통의 메일을 받은 사연은 구독자의 마음이 절절하게 전달되어 공감이 되었다. 저자의 영상을 보고 즐거워하는 아내를 이야기한 남편의 사연이었다. 서울에서 벗어나 강릉에서 글쓰고 사진을 찍으며 시집까지 출간하게 된 아내는 경제적인 여유가 예전보단 못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가득 채워 살지 않아도 되는 그곳에서의 하루에 큰 행복을 느낀다는 내용이었다. 진심이 느껴지는 글에 눈물이 날뻔했던 저자 현준님은 강릉의 고즈넉한 풍경이 담겨있는 시집을 찾아 보며 그들처럼 손에 쥔 욕심을 놓아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자문해본다. 나도 스스로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심으로 가득 찬 가방을 메고 무감각한 표정으로 걷고 있을’ 테니까.
바쁜 삶 속에서 한 뼘의 평안과 소중한 시간을 찾고 싶을 때 현준님의 다정한 문장들을 펼쳐보아야겠다. 그의 말대로 이 책을 읽는 밤만큼은 스스로에게 가장 다정한 시간이기를 바라며.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