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심리상담과 그림책 처방
임명남 지음 / 그래도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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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감정들은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감정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진 않는다. 불안과 혼란, 분노와 수치, 슬픔과 같은 감정은 나를 갉아먹고 작아지게 만들었다. 다루기 힘든 감정은 나를 스스로 속이거나 외면하기도 했지만 언젠가는 꼭 만나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책으로 내 마음의 고민과 상처를 처방받는 기분이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힘든 것의 팔 할은 육아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도 부모 노릇은 힘드네요>라는 챕터엔 <내 이름은 자가주>라는 그림책을 소개하며 할 수 있는 만큼만 애쓰라고 이야기해준다. 쉴 새 없이 변신하는 자가주처럼 못된 새끼용, 박쥐, 박쥐에서 멧돼지로 코끼리로, 그리고 이상하고 낯선 털북숭이로 모습을 바꿔 혹독한 사춘기를 보냈던 자녀를 둔 저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난 항상 자괴감을 느끼며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아니라고 자책하곤 했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는 엄마가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엄마에겐 아이들도 알아서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나간다는 것이다. 좋은 엄마, 좋은 부모는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림책 <가시 소년>의 주인공은 알람이 울릴 때도 화가 났고, 신호를 지키지 않고 지나가는 차를 봐도 화가 났다. 저자는 이들처럼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거칠게 쏟아내고 뾰족하게 말하거나 소리치는 가시 소년 같은 상담사를 여럿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이 왜 화를 내고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지 내담자를 대하듯 살피고 관찰했다. 자신의 아픔을 건드리거나 기대가 무너졌을 때 화를 내는 경향이 있었다. 우린 타인과 잘 지내기 위해선 자신이 왜 화가 나는지 알아야 하며 그 부분을 솔직히 표현하여 갈등을 끌어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제일 많이 화를 내고 상처를 주는 우리들을 보며 화가 나는 순간을 떠올리고 깨달으며 어떻게 화를 다스려야 할지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우린 우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속히 눈물을 그치길 종용하곤 한다. 하지만 <눈물바다>의 주인공은 훌쩍거리며 잠이 들다 눈을 떠보니 온통 눈물바다로 변해있는 방 안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서 한참 신나게 놀다가 사람들을 건져주고 말려도 준다. 한바탕 울고 나니 속상하던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타인을 챙길 여유까지 생기는 것이다. 우린 있는 그대로의 슬픈 감정 또한 솔직하게 접촉하고 표현하며, 수용하고 수용받는 경험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눈물을 훔칠 수 있는 사람 앞에서 마음 놓고 편안하게 울 수 있다면 더욱 좋을 터.

 

책은 게슈탈트 이론, 인지행동치료, 정신분석 등 다양한 상담이론을 바탕으로 그림책과 접목하여 상담학자로서 할 수 있는 경청과 직면, 심리학 조언을 나누어준다. 제목처럼 이젠 우리의 밤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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