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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백신 - 보건진료소장의 삶을 성장시킨 독서 이야기
홍선경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9월
평점 :
독서백신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맞춤형 책을 처방할 수 있다면? 마치 독서가 약이 되는 것처럼. 지난 25년간 시골의 보건진료소에서 주민들의 진료와 건강증진을 위해 애써온 저자는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자신을 발견하여 그 깊은 성찰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백신’ 이라는 단어가 코로나 팬더믹 때문에 더 익숙하게 와닿았다. 책을 읽는 것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약효들을 많이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독서백신을 처방받아 독서항체가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며 이 책을 열어보았다.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던 저자는 칠곡할매들이 쓴 시집인 <시가 뭐고?>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라는 두 권의 책을 통해 독서백신과 조우했다. 인생 최고의 행복이 되어줄 독서백신을 맞은 것이다. 할매들의 거친 삶이 녹아들어 있던 그 시집엔 투박하지만 끈끈한 삶의 애착과 인간다운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독서의 임계점도 발견하게 된다. 독서의 분량과 사유, 깊이, 독서법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책을 읽을 때 경이로운 한 단락 한 문장 앞에서의 감동의 울림이 밑바닥까지 깊이 내려가보기를 권한다는 저자의 권유가 와닿았다. 다독은 하지만 정독은 하지 않았던 내 독서습관에 회의감이 들던 차라 그 밑바닥에 흐르는 정신의 맥을 느끼고 사유함으로써 황홀함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인생의 안목이 생기며 일에 대해 깊이 파악하는 힘이 생기리라.
독서백신은 산을 올라가기 위한 지도와도 같다. 오르막에선 호흡을 조절하고 스퍼트까지 지시해주며, 독서항체를 통해 독서가 줄 수 있는 총체성을 획득하게 되므로 나답게 행복하게 살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나도 제대로 된 독서 길에 이르고 싶다. 약으로 치자면 자극 각성제이자 사고심화 확장제, 힐링안정제, 조망수용능력제인 독서의 장점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조망수용능력제’는 자신의 이해와 더불어 타인을 자기 입장처럼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러한 삶의 태도는 역지사지로써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며 나의 인생이 타인의 인생으로 확장되고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데 일조한다. 문학은 이러한 공감 능력을 섬세하게 다듬어주므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이기가 이타로 가는 길목으로 안내해줄 수 있다!
독서항체를 만드는 4단계 처방이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특히 3,4단계의 글쓰기와 독서토론단계를 눈여겨 보았다. 다양한 역량의 기초가 되는 글쓰기를 강조함은 흩어지고 엉킨 생각을 명료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서평쓰기 활동도 그 영역의 일부라 할 수 있었다. 저자가 조언하는 서평쓰기의 핵심을 잘 기억해두어 앞으로 참고해야겠다.
‘마음의 항체를 만들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독서백신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일 터. 부디 독서를 통해 삶을 성장시키고 행복을 찾아가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