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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ㅣ 웅진 세계그림책 229
노에미 볼라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9월
평점 :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아이가 울 때가 종종 있다. 말도 안되는 떼를 쓰거나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속상해서 운다. 아주 가끔은 내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거나 울면 같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따라 울기도 한다. 남자아이라 운다는 행동에 대해 울지 말라고 다그친 적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아이의 감정을 부정했던 것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오늘 읽은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펑펑 쏟을 것 같은 지렁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슬픈 얼굴로 입을 삐죽거리더니 이내 눈물이 고이고 참았던 울음을 방출한다! 화자는 울고 있는 지렁이에게 눈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분수대 꼭대기에 올라가 운다면 비둘기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행복할 것이고, 점심때 마침(?) 슬퍼져 울고 싶다면 가스레인지를 켜고 냄비가 가득 찰 때까지 펑펑 울어서 눈물이 끓고 거기에 스파게티 면을 넣는 등의 방법 말이다, 물론 그 냄비엔 소금으로 간을 맞출 필요도 없다!
눈물을 재미있고 독특한 상상력으로 발전시켜 아이가 울면서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창의적인 책이다. 일러스트도 너무 예쁘다. 이탈리아의 동화 작가 노에미 볼라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2019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적이 있는, 지렁이를 좋아하는 작가다. 징그러울 수도 있는 지렁이를 소재로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게 우는 모습을 표현하여 어린이들에게도 편견 없이 다가왔다. 우는 건 나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다. ‘이 세상 누구다 다 운다’ 고 말한 화자는 경찰관, 슈퍼 영웅, 왕, 축구선수, 개미, 별, 심지어 바위까지도 운다고 이야기한다. 워낙 잘 숨어 있어서 아무도 바위가 우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는 걸 창피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했던 어른들의 생각도 교정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감정은 옳으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