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 - 좋은 엄마를 꿈꾸던 어느 심리 상담사의 산후 우울 극복기
양정은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저 산후우울증인것 같아요
     
 ‘모든 것이 충족되어도 산후 우울을 겪을 수 있다’ 는 말이 위로되었다. 배부른 소리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나 정도면 행복한 거라고 자위해도 내가 힘들다면 힘든거고 슬픈 마음이 든다면 슬픈 거였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니까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버거웠다. 친정엄마, 시어머니가 계셔도 마찬가지였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아기까지 돌봐야 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극진한 보살핌과 배려를 받는 만삭 임신부에서 몸도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이제는 나 아닌 다른 존재를 극진히 보살펴야 하는 상황으로 180도 바뀐다고. 
   

  
 심리 상담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자신이 겪은 산후 우울증의 전개와 증상, 그에 대한 감정의 기억으로 이 책을 썼다. 오늘도 홀로 울고 있을, 엄마가 된 누군가를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엄마만 찾는 아기와 방안에서 24시간 붙어있으니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는 것처럼 답답했다. 또 아기가 아프기라도 하면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다 내 탓같이 느껴졌다. 그럴 때면 무료하고 답답하게 지나던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이자 평안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할 줄 아는게 많이 없는 나란 엄마에게 이 아기가 와서 얼마나 힘들지 자책할 때도 많았다. 이럴 때 저자는 ‘자기 자비’ 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고통을 겪을 때 혹독하게 자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온화하게 돌보는 것. 자기 비난은 우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짬을 내어 엄마 스스로의 감정과 상태를 돌아보고 필요한 것을 채워도 괜찮은 일이다. 아이 돌보기도 바쁘지만 나를 돌보는 일 또한 이기적인 일이 아니다.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라는 책에선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일은 시간과 에너지를 바쳐서 자신을 돌보는 것’ 이라고 말했다. 좀 더 나에게 관대하고 너그러워질 필요성을 느꼈다. 
   

  

 주요 우울 장애에서 동반된 산후 우울증은 임신과 출산 과정으로 인한 급격한 호르몬 변화,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한 중압감과 경력 단절에 대한 걱정, 남편 또는 다른 가족 구성원과의 긴장이나 갈등 등을 언급하고 있다. 난 시가와 합가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우울감이 더한 것 같다. 물론 아기를 공동으로 봐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 감정은 하루에도 수없이 무너졌다. 아이를 낳느라 진통을 겪었지만, 한 번 더 마음의 진통을 강하게 겪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산후 우울증을 통해 더 건강하고 성숙하고 강한 엄마로 변신할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저자의 산후 우울 극복기를 읽으며 함께 위로받고 싶지 않은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