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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괴물
조상미 지음, 조상미.이창현 그림 / 베어캣 / 2022년 5월
평점 :
방괴물
어느 날 저녁 해가 지고 어둑해질 무렵 아이는 잠자기를 주저한다. 아무래도 낮에 봤던 영상에서 납량특집이 나와 귀신분장을 한 누군가를 보고 자꾸 떠올랐던 모양이다. 또 어느 날은 손전등 모양의 공룡슬라이드기를 본 뒤 이빨이 무시무시한 티라노 사우르스가 당장 튀어나올 것 같다면서 잠을 쉽사리 이루지 못했다. 벽에 비친 공룡의 이미지가 각인되었나보다. 이러저러한 핑계로 방에 불을 끄지 못하게 하거나 무섭다며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를 재우기란 꽤나 쉽지 않다.
오늘 읽은 책 <방괴물>도 문 사이로 보이는 괴물의 기다란 손가락을 무서워하는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 아이처럼 귀가 밝은지 자려고만 하면 괴물들이 사사삭 움직이는 소리가 솔이에게도 들리는 듯하다.
엄마는 잠이 솔솔 오는 마법가루가 들어있다며 책을 읽어준다. 솔이 옆에는 토토와 토리, 토모가 옆을 지키고 있다. 솔이의 고양이들과 애착인형 토끼다. 스르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솔이 곁엔 경계 태세로 솔이를 지키고 있는 토토, 토리, 토모의 눈빛이 비장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괴물들이 솔이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보라색 커다란 몸뚱이, 빨간색의 작은 뿔들이 가득한 아주 커다란 괴물은 솔이의 방을 한가득 채운다. 푸르륵푸르륵 변신하며 커진 토모는 문틈 사이로 들어오려는 괴물을 단숨에 잡아버리고 마법의 물결을 맞은 괴물은 스르륵 작아진다. 숨어있던 괴물들이 하나씩 등장하면 솔이를 건드리지 못하게 힘을 합쳐 마법불꽃킥을 날리며 괴물들을 무찌른다. 잠결에 솔이는 눈을 비비고 꿈인지 생시인지 괴물을 만난다. ‘너희가 그렇게 공격하면 우리도 무서워. 우리 친구하면 안될까? 너희가 푹 잘 수 있도록 살금살금 움직일게. 너희의 잠을 지켜줄게’ 아침이 되어 눈을 뜬 솔이는 밤새 지친 토토와 토리, 토모를 발견한다. ‘왜 저렇게 퍼져서 자는거야?’ 아리송한 솔이.
상상력이 가득한 아이들의 꿈과 마음을 반영한 그림책같다. 아이들의 방엔 방괴물이 누구나 하나쯤 살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아이가 갑자기 서럽게 울면서 엄마가 자신을 꽃밭에 놓고 혼자 집에 갔다며 왜 그랬냐고 따지는데 알고 보니 꿈을 꾼 것이었다. 당황했던 난 아이가 꿈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걸 보고 방괴물과 같은 상상속 이미지도 현실처럼 무서워할 수 있겠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어주며 좀 더 친근감있는 방괴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이의 상상력을 도와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