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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받침 - 퇴근길에 만난 안데르센
윤지영 지음, 문수림 엮음 / 이음(IUM) / 2022년 5월
평점 :
마음받침-퇴근길에 만난 안데르센
어릴 때 읽었던 명작동화가 새록새록 생각이 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이 되어 읽으니 느낌이 색다르다.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안데르센 동화를 보면서 나의 내면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책 챕터마다 메모노트가 있어 기록을 하며 정리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나는 지금 일과 육아로 지쳐있다. 체력도 정신도 방전되는 느낌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지칠까. 이 책을 읽은 건 행운이었다. 경주마같이 달리던 내 삶을 잠시 멈추고 생각할 여유를 갖게 했다. 복잡한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동심을 꺼내주었다.
하나의 작은 깃털이 다섯 마리의 털 뽑힌 암탉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이웃들과 평화롭게 살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은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닭장에서 시작된 농담 한마디는 암탉과 수탉, 올빼미, 비둘기, 박쥐 등에게 돌고 돌아 마침내 이야기가 시작된 닭장까지 다시 전해졌다!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만 남은 소문. 어제 40대 여배우의 피습사건이 기사로 뜨면서 수많은 추측성 댓글이 난무했다. 당사자가 누구인지 궁금증에서 시작된 비극적인 기사의 소문은 여러 연예인을 언급하며 2차, 3차 피해를 낳았다. 때로는 삶에 일어나는 일보다 더 왜곡된 ‘생각’ 으로 사실을 흐리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사실 그대로를 바라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지 말 것. 소문은 생각보다 금방 시들어지고 그들은 그렇게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다시 읽곤 생각에 잠겼다. 나도 늙은 장관과 대신들처럼 옷감이 보이는 척 연기하지 않았을까. 바보 취급받기 두려워서, 혼자 튀기 무서워서 옳지 않아도 대세를 따르고 묵인한 적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면서 나를 잃고 사는 것 같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이 살아가려면 적절한 가면을 쓰고 페르소나를 입어야 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살고 싶은 삶을 질문하고 만들어가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 그 모습은 내가 결정한 모습이므로.
짤막한 동화들을 읽으며 긴 여운이 남았고, 느낀 점이 많아 좋은 시간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