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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타인 - 가족 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 상담
이남옥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4월
평점 :
가장 가까운 타인
얼마 전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강한’ 편을 시청했다. 봅슬레이 선수인 강한님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반동형성 방어기제를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방어 기제를 파악해야 자신을 알게 되는 법. 강한님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해 좋지 않은 마음이 드러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오히려 감정을 반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반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이것은 일시적으로는 회피할 수 있으나 심리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다. 오은영 박사님은 인간이기에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정적 감정을 당연하게 여기라고 조언했다. 떠오르는 감정을 직시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말이다.
오늘 읽은 책 ‘가장 가까운 타인’ 에서도 <딸의 끝없는 희생> 편에 주인공 류위의 이야기가 강한님과 비슷한 것 같았다. 끊임없이 가족에 헌신하면서 자기 존재감과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했고 부모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표현하는 것이 부모에 대한 의식적 방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저자는 말했다. 류위의 원가족에 대해 가족 세우기를 해보니 그녀의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섬세히 보듬어주는 구조는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랑을 원망하고 있었고 이런 부정적 감정을 감추기 위해 ‘부인’ 과 ‘억압’ 의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 치유를 통해 감춰져 있던 상처를 발견하고 감정을 존중해주는 작업을 하고 나니 류위는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중국 가족 심리상담을 진행한 모습을 담고 있어 신선했는데, 가족이라는 보편적 사회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인문 교양서라 할 수 있었다. 상담자는 국내 가족 상담 권위자인 이남옥 박사였고, 내담자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시간 동안 가계도를 분석하고 그 후 한시간 반의 시간을 들여 가족 세우기를 통한 트라우마 치료가 이어졌으며, 다시 내담자와 참가자들이 피드백을 나누고 가족 치유 과정을 완성해가는 상담과정을 소개했다. <모진 시어머니와 외도하는 남편>, <자녀를 묶어두는 부모>, <상처 주는 어른들> 등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루었는데 겉으로 보이는 문제의 고질적인 원인을 가계 분석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치료해나갔다는 점에서 제목과 같이 가장 가까운 관계임에도 ‘타인’ 이라 명명한 가족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상처의 계보를 끊어내는 모습이 부러웠고 나를 비롯한 독자들의 상황에도 적용되는 부분이 있을 듯싶어 읽기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