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 일상은 진지하게, 인생은 담대하게
윤슬 지음 / 담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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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예전에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책 <한글자>를 읽은 기억이 난다. 한글자라 주로 명사였는데 이를테면 꽃, , , 화 등이었다. 그 중에서 사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문장이 있었다. 오늘 읽은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을 보니 정말 그랬다. 명사가 네모라면 동사는 동그라미가 아닐까? 충돌을 일으키기보다 끌어안기를 선호하는. 독립적이면서 관계를 귀하게 여기는 모습, 동사의 진짜 매력은 거기 있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가 좋아하는 동사 중에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결혼하다오해하다였다. 전자는 내가 기혼자라서, 후자는 ?’ 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물론 결혼을 무조건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그저 결혼 또는 비혼으로 빨리 결론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다짐 자체가 하나의 틀이기에. 하지만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느냐 묻는다면 자신의 대답은 결혼이라고 했다. 장밋빛이 아니라 결혼이 선사하는 애정과 배움에 대해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나 또한 결혼을 하고 나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다른 각도로 바뀌었다. 게다가 부모까지 되고 나니 더욱더. ‘의무만으로 가득 채워진나날들로 보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케이크를 받는, 발 마사지를 받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선물 같은 날이 찾아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니 지금의 힘듦을 견딜 수 있겠다. 혼자라도 괜찮지만 둘이라서 더 좋은 이유를 찾는 퍼즐 맞추기 같은 이 결혼생활을 평생 잘 유지하고 싶다.

 

  앞서 언급한 오해하다는 오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담아 기술한 줄 알았다. 억울하고 수치심이 생길 수 있는 오해, 의도와 다르게 상대방의 상상과 생각으로 내 노력과는 별개로 끝내 오해로 남은 것도 있다. 마음대로 상상하는 것을 막을 권리는 없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든. 저절로 풀리는 오해도 있고 시간이 필요한 오해도 존재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제 저자는 오해받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보다 좀 더 자발적인 문장을 품고 살아간다고. “언제든 오해받을 수 있다.” 이 문장이 오늘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다. 노력과 결과를 분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 밖에도 기록하다’, ‘퇴고하다등의 내 관심사인 글쓰기에 관한 동사도 눈여겨보았다. 동사는 살아있어 움직임이 있고 그래서 잠재력이 있다. 희망이 있다. 저자의 말대로 동사는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자유자재로 갈 수 있어 길을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 앞에 펼쳐질 인생을 좋아하는 동사들로 가득 채워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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