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끝에 밝은 해가 뜨니까 - SOLUM OMNIUM LUMEN
번영 지음 / 블랭크리에이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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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끝에 밝은 해가 뜨니까

 

  시댁에 얹혀살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시부모님의 말과 행동에 눈치를 보게 되었다. 타인의 말에 대해 숨은 의미를 다양하게 추측하는 성향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언젠가 처음 설거지를 하게 되었을 때 어머님이 내가 한 설거지를 보고 일부러 설거지를 못 하는 척 하는 건가? 못하면 안 시킬 테니까란 생각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어머님 보시기에 만족스럽지 않은 설거지를 했나 보다. 근데 그걸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셨다니 당황스러웠다. 그 일 이후로 난 예민해졌다. 작가 일자 샌드는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숨은 뉘앙스를 더 많이 인식하고 받아들인 외부 자극을 더 깊이 입력하며 활발한 내면세계를 가지고 있다며 강점을 소개했다. 지금 고통으로 여겨지는 민감성을 무기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오늘 읽은 책은 위기의 시간 동안 새로운 정체성을 만든 작가의 조언들이 담겨있다. 조앤 롤링이나 윤여정과 같은 익히 들어 아는 이름도 소개되었다. 그들 역시 동이 트기 전 어둠을 지나 인생의 성공을 만든 사람들이었다. 책에서 가슴에 팍 꽂힌 문장이 있었다. ‘삶이 당신에게 쓴 레몬을 준다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난 지금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임에도 그것을 즐기기보단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의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기 때문이다. 몸이 힘드니 마음도 괴롭다. 불안함과 막막함이 매일 나를 짓누른다. 그런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하루 동안 쌓인 묵은 감정을 툴툴 털어버리고자 애쓴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도저히 아이에게 웃음이 나오지 않는 순간도 많다. 언제나 후회가 남지만 걱정과 고민에서 나를 끌어올리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응원하는 삶의 방식이 더욱 내게 필요한 것 같았다. 어떤 면에선 나를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자기 신뢰가 부족하달까. 매일 나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하고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 필요했다. 내면의 소리에 따라 나를 사랑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제목의 글에선 따라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이를테면 고궁을 걷거나 욕조에서 목욕을 하며 책을 읽는 등 소소하게 실천 가능한 것들이었다. 어떤 것이든 나 자신을 위해서 마음을 쓰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내 자신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두려움 대신 내면의 창조성에 집중하기. 그것이 책의 제목대로 밤의 끝에 밝은 해가 뜨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마음가짐이 아닐까. 오늘부터 하나씩 당장 실천해보리라. 나를 위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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