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깜짝 놀라는 소리 - 개정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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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짝 놀라는 소리

 

  오랜만에 동시를 읽어보니 상쾌한 맛이 난다. 어릴 적 먹었던 새콤달콤한 사탕을 물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시원한 냉수를 벌컥 들이켠 기분도 든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내 나름대로 그림을 곁들여 종합장에다 동시를 써보기도 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소재가 금붕어랑 발레슈즈다. 중학교에 들어선 시화전이라고 해서 판넬에다가 그림과 내가 지은 시를 전시한 기억도 난다. 학교에서 구독하던 어린이 신문에 내가 쓴 시를 응모했던 적극적인 어린이였던 내 모습도 떠올랐다. 이렇듯 오늘 읽은 동시집 <! 깜짝 놀라는 소리>를 통해 51편의 아름답고 소중한 일상의 소재를 시어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어린이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어른이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것들도 어린이에겐 매우 새롭고 신기한 것 천지다. 제목대로 깜짝 놀랄만한 소리가 들리는 그들의 오감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볼까? <자전거 뺑소니>라는 시를 읽고 피식 웃음이 났다. 두 바퀴를 날개 삼아 신나게 자전거를 타다가 잠자리 한 마리와 정면충돌하고 만 아이. ‘나 몰라라 뺑소니를 치는데 화들짝 놀라 휘둥그레졌을 퉁방울눈이 떠올라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실실 웃음이 나왔다. 나 또한 그런 적이 있었다. 길을 가다 잠자리나 나비와 얼굴을 부딪친 적도 있고 심지어는 비둘기와도 충돌할(?) 뻔한 적도 있었다. (그건 순전히 비둘기 탓이다!) 잠자리의 퉁방울눈처럼 아이도 놀랐을 그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누가 먼저>라는 시에서는 올여름, 우리 텃밭에 우산 가게를 새로 차린 토란잎들이란 문구가 너무 예뻤다. 토란잎처럼 큰 잎이 마치 우산같아 줄기를 들고 있노라면 초록우산을 쓴 것 마냥 비를 가려준다. <비 오는 날>에선 우산을 팽글팽글 돌려 세상에서 제일 신나게 도는 샛노란 팽이가 될 거란 아이의 다짐(?)도 흥미롭다. 흙탕물을 튀기며 걷거나 우산을 뱅글뱅글 돌리는 것 자체가 어른이 보기엔 거슬리고 위험해 보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는 행동이겠는가!

 

  시는 신형건 시인의 2016년 시집 개정판이다. 시 중 일부는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할 정도로 유익하고 경이로움이 가득하다. 소리를 소재로 한 만큼 의성어도 다채롭다. 특히 자연의 생동감 있는 소리부터 일상의 사소한 소리까지 눈과 귀로 맞이하는 그것들을 이 시에서 신선하게 느낄 수 있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동심을 자극하고 싶다면 어른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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