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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사랑해서 태어났어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이서은 옮김, 정원재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를 사랑해서 태어났어
얼마 전 둘째를 출산하고 몸과 마음이 너무 힘이 들었다. 아기는 정말 이쁜데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힘들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태내의 기억? 생소한 이야기지만 언젠가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책으로 나오다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대로 아기는 엄마를 사랑해서 태어났다. 아기가 엄마를 정하는 방법은 자유였는데, 같은 엄마를 고른다면 쌍둥이가 된다는 말이 너무나 신기했다. 지구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문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영화 소울이 생각났다.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 가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 에 떨어진 그 모습이. 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해주는 그곳은 마치 이 책의 아이들이 있던 구름 위를 연상시킨다. 줄을 서서 엄마를 선택하는 아기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벅차오른다. 선택한 엄마를 찾으러 지구로 내려와 엄마 배 속에 들어갈 때까지 천사와 동행한다. 배 속에 안전하게 들어가면 날개를 떼어 주고 아기는 엄마와 일심동체가 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구체적이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이 거짓말 할 리도 없고. 수 많은 아이들의 증언(?)에 내게 온 두 아이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다. 어떤 아기는 구름 위에서 쭉 엄마의 행동을 보고 있었다가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 싶어 배 속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그땐 엄마가 어려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다면 아이는 엄마를 아주 오래전부터 봐왔다는 얘기다. 중학생? 혹은 더 어렸을 때의 엄마였을 수도 있겠다. 아기가 내 과거의 시간들을 지켜보고 날 골랐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신기하다. 어떤 아기는 쓸쓸한 가족이라 사명감을 가지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 태어나기도 한단다. 태아를 살아있는 생명으로 여기고 그들의 영혼까지 느낄 수 있는 관점의 책이었다. 저자는 이야기했다. ‘아기가 찾아온다는 것은, 그저 아기의 육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넘어선 영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것’ 이라고. 출산률이 바닥이고 각종 아동학대가 난무한 우리나라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구름 위에서 하나님과 함께 있다가 차례대로 내려 온 우리 두 아이에게 오늘 이렇게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