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잘못이 없다 -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심리 기술
류페이쉬안 지음, 강초아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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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잘못이 없다

 

  무언갈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블로거가 있었다. 그녀는 최근 배우자와 사별했다. 젊은 나이였고 결혼생활은 짧았다. 그녀가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를 통해 근황을 알 수 있었는데 솔직한 그녀의 생각과 감정 상태를 읽을 수 있었다. 심리적인 자해가 강하고 죄책감이 심한 상태라고 썼었다. 스스로 행복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회복하려고 해도 스스로 용납되지 않아 회복되지 않으려고 한다고, 상담자는 말했다고 한다. 블로그의 특성상 그녀에게 악플도 달렸던 모양이다.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오늘 읽게 된 책도 미국 시애틀에서 활동하는 심리 상담가의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심리 기술>에 관한 책이었다. 대개 감정적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에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에 대해 트라우마 전문 심리 상담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새겨들을 만했다. 감정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 방어기제 뒤에 숨은 억압된 감정, 핵심 감정을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책은 우리에게 감정을 느끼는 연습을 하라고 권한다. 여전히 이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감정에 대한 이해를 자세히 알아보자.

 

  목차는 크게 3장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이상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어느 영화제목을 패러디 한 것인가) 1감정은 잘못이 없다로 시작해 불편한 감정과 마주하는 심리 기술을 다룬 2, 감정과 타인과 더불어 잘 지내는 법에 대해 기술한 3장이 그것이었다. 대학생 칭칭의 예를 들어 유년기 시절에 형성되는 감정지도에 대해 설명했다. 칭칭의 완벽해 보이는 모습이 감정 표현을 두려워하는 성향 때문에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원가족, 특히 부모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감정을 대하는 방식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책은 방어기제도 언급했는데 특히 감정마비라는 상당히 극단적인 형태면서도 중요한 방어기제를 설명하며 상처 주는 환경을 견디며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무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책에 예로 든 징징의 성폭행 사건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만드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 외에도 자아 정체감을 잃어버리는 해리성 장애, 폭음과 폭식, 내면화된 부정적 생각 등 다양한 종류의 방어기제가 있었다. 물론 방어기제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을 내려놓고 제대로 감정을 느끼는 방법도 아는 사람이라면 필요할 때 자신의 방어기제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책에서 이미지로 보여준 감정 변화 삼각형도 눈에 띄었다. 방어기제와 억압된 감정, 핵심 감정을 삼각형의 도식으로 설명해주었다. 그러면서 감정은 통제할 수 없고 그저 느껴야 할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감정과 유리되어 있던 대니, 과도한 분석으로 자신을 방어하던 케이티라는 내담자의 사례를 통해 감정과 접촉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건 방어기제를 내려놓고 스스로를 약하게 만드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 대 인간의 유대감을 통해 신뢰를 쌓고 위로가 되어줄 수도 있다. 누구나 타인의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여기서, 자신과 타인을 분리하는 동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감은 저마다 자신만의 관점을 가진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진 틀은 그 어떤 것도 틀리지 않으며, 감정이란 각자 처한 상황에서 보여주는 반응일 뿐이기에. 이렇듯 공감은 상담자의 역할 중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모든 감정과 잘 지내기 위해선 감정을 느끼는 연습을 많이 하며 거기서부터 회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숨기면 독이 되고, 받아들이면 약이 되는 감정. 감정 회복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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