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만의 산타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8
나가오 레이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1월
평점 :
꼭 선물같은 그림책이었다. 168*192의 거의 정사각형인 판형의 아담하고 따뜻한 자수가 수놓여있는 그림책. 촉감까지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자수를 놓은 그림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성탄절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 읽을 수 있는 최고의 책이었다.
작가 나가오 레이코는 딱 우리엄마 나인데 덴마크 스칼스 수공예학교에서 자수를, 호주국립기술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분이었다. 그래서 자수로 표현된 캐릭터가 생동감있고 더욱 아기자기하니 예뻤다.
주인공인 산타할아버지는 지난 봄날부터 양털을 깎아 목도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나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양털을 빨고, 말리고, 풀고 그렇게 해서 만든 털실을 길게 뽑아 예쁘게 물들인 뒤 동그랗게 감마 목도리를 짜기 시작한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 목도리였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찾아왔지만 산타할아버지는 부지런히 목도리를 짠다. 가을이 지나고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자 기다랗게 늘어뜨린 목도리가 드디어 완성되었다!
선물답게 멋지게 포장을 마친 그것은 하나에게 전달하게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푸른 트리로 무성하게 우거진 빽빽한 숲을 지나 아슬아슬한 통나무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었다. 돌산을 오르는 모습은 자수를 동글동글하게 돌멩이처럼 표현하였고, 고래 등을 타고 바다를 참방참방 건너는 모습은 하늘색 계열과 파란색 계열의 자수를 은행잎처럼 이어 파도를 표현했다. 산타할아버지가 하나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갸웃갸웃 길을 헤매기도 하고 도로 위 차들로 즐비한 분주한 도시를 지나며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마치 뉴욕 시내같은 사람들이 즐비한 거리 속에서 빨간 옷을 입은 산타할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앞만 보고 달려가니 어느덧 밤이 되었고 드디어 하나의 집을 발견한다!
우리가 아는대로 산타할아버지는 굴뚝을 올라타고 잠들어 있는 하나의 집으로 들어가 침대 머리맡에 선물을 양말 속에 넣어놓고 온다. “하나야, 메리 크리스마스!” 하나는 산타할아버지의 속삭이는 인사를 들었을까? 꿈결에 들었을 것이다.
내용은 평범했지만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자수’ 라는 아이템으로 그림책을 한결 멋스럽고 맛있게 읽게 해주었다. 이 책을 보니 나도 자수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제목처럼 ‘나만의 산타’ 가 되어 멋진 목도리를 선물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