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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 거짓 관용의 기술
리오넬 아스트뤽 지음, 배영란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6월
평점 :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최근 빌 게이츠에 대한 은밀한 사생활이 폭로되면서 그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 아동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까이 지낸 사실이 아내 멀린다의 이혼 결심을 굳히게 한 계기라는 대서특필도 보았다. 그뿐 아니라 팬데믹 예언자로 불리는 빌 게이츠가 코로나19는 백신이 있어 종식될 것이라는 인터뷰를 했지만 어떤 이들은 그의 속셈을 이렇게 드러내기도 한다. ‘주기적인 백신 주사를 맞아서 다국적 제약 회사들에게 이익을 보장해주고, 디지털 백신여권을 발급받아 유엔이 추진하는 ID2020에 동참하면 이 코로나19 사태를 끝내게 해주겠다.’라고. 뺨때리고 얼르며 병주고 약주는 수법으로 국가와 시민을 겁박하여 팬테믹 기획자로써 돈을 갈취하고 저들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탄산칼슘 가루를 성층권에 뿌려 일부 햇빛을 차단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시험연구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명목상 지구의 기온을 낮춰 기후재앙을 막는다는데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지구의 기상 체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렇듯 그에 대한 의문이 있어 이번 책을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다. 책은 그의 기부사업을 통해 마르지 않는 곳간의 비밀을 잘 설명해주었다. 또한 자선의 이름으로 세계의 보건, 농업, 기후정책에 개입하여 더 큰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이며 구조적인 개입의 교두보를 확보해왔다고 밝혔다. 카네기나 록펠러가 갔던 길과 비슷하다. 저자는 인도 반다나 시바의 시각에 영감을 얻어 ‘테크놀로지’ 로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구하겠다는 자선자본가의 위선을 고발한다. 게이츠 재단은 너그러운 독지가의 얼굴 이면에 공공 재정을 빈약하게 만드는 주범의 민낯을 갖고 있었다. 경제구조를 재편할 생각이나 민주주의, 시민의 힘에 대한 믿음도 없었다. 또한 빌 게이츠는 생물권 전체에 해가 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지지하며 시대에 역행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생물다양성의 소실과 세계화의 폭주를 야기한 경제 모델을 지지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그것은 대기업과 과학기술이 이 세상을 구하는 해법이라 생각하며 무엇보다 유전자변헝식품의 개발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 이를 활용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거라고 보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그 과정에서 자유로운 종자의 사용이 저해되거나 소규모 농가가 무너지고 자급 농업이 훼손되는 것 따위는 중요치않다. 불투명한 자금구조를 통해서 거물급 자산가들의 전략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제국이라 표현해도 무방할 만큼 게이츠 재단은 덴마크, 이탈리아보다 더 많은 기금을 내며 돈으로 권력을 움켜쥐고 있다.
하늘아래 순수하게 선한 자본가는 없다지만 빌 게이츠의 경우 이 ‘자선’ 사업은 재단을 통해 돈을 푸는 듯하면서도 자신의 ‘투자 펀드 배당금을 통해’ 더 많은 돈을 거머쥐게 만든다. 재단이 기부금을 이용해 재단의 투자 펀드 소속 기업을 후원하는 것이다. 이런 영리성 자선사업은 공익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적 이익으로 이어진다. 특히 보건 당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에 대한 문제성은 심각했다. 출자자가 관심을 갖는 분야가 수혜자 국민의 우선적인 문제와 반드시 일치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츠 재단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등 특정 질환에 재단 출연 기금의 대부분을 수직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 재단의 기금을 가장 많이 지원받는 비정부기구 ‘패스’ 또한 제약 회사와의 로비 작업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고, 결국 빌 게이츠가 세계 보건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민주주의에 막대한 위협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관용으로 위장한 자선 자본주의의 실체에 대해 파헤쳐 본 시간이었다. 그를 비롯한 소수 권력을 통해 인류의 자원과 권리가 빼앗기고 있다면 이들의 자선 활동을 각국 정부와 시민들의 통제 아래에 놓여야 하겠다. 앞으로도 게이츠 재단의 행보를 유심히 살펴봐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