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없는 몸으로 살기 - 40년 대장항문외과 전문의가 제안하는 치질 탈출 지침서
양형규 지음 / 양병원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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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없는 몸으로 살기

 

  현재 임신 중인 나는 낮은 빈혈 수치로 인해 철분약을 남보다 2배 복용 중이다. 그러다 보니 변비가 따라왔다. 대변을 볼 때 변비라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두 번의 임신으로 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첫째를 출산하고는 대변을 볼 때마다 기도를 드릴 정도였다. ‘제발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라고...지금도 내 몸을 살펴보면 항문 부분이 부은 느낌이 든다. 무서워서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아마도 항문조직 일부가 묵직하게 만져지는 느낌도 든다!

 

  치질일까? 싶어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과거엔 정맥류로 인해 치질이 생긴다고 여겼다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치질조직은 정상조직이며 항문의 입술이라고도 부르는 쿠션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진 상태가 바로 치질이라고 한다. 이 책은 3대 항문질환인 치핵, 치열, 치루와 더불어 대장암과 변비, 과민성 장증후군 등 대장항문질환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대인과 달리 과거 우리 조상들은 항문에 부담을 주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항문조직이 중력에 의해 항문 바깥쪽으로 빠지기 쉬운 구조가 되었고, 하루24시간, 365일 항문이 혹사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쿠션조직이 늘어나 항문 밖으로 밀려 내려오면 병적인 상태가 되는데 이를 치질이라고 하지만 의학적으론 치핵이 옳다. 치핵 자체는 정상조직이나 출혈이나 탈출이 있을 때는 치료해야 한다. 최근의 정설인 항문쿠션 하강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대장항문외과 의사들은 예전 정맥류설에 근거한 치핵수술로 정상조직인 치핵조직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절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증은 없는데 출혈의 흔적이 보인다거나 뭔가 항문을 막고 있는듯한 답답함이 느껴지고, 용변을 본 후에도 잔변감이 느껴진다면 내치핵일 확률이 높단다. 증상1~5까지 정도에 따른 경우를 설명해주며 사진도 상세히 첨부되어 이해가 쉽게 되었다. 새삼 항문관을 조여주는 괄약근의 고마움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인체엔 변이나 가스의 배출을 조절할 수 있는 2개의 근육이 있는데, 내항문괄약근과 외항문괄약근이 그것이다. 치골직장근과 항문을 둘러싸고 있는 이것은 항문을 조여주며 변실금이라는 심각한 질환을 막아준다.

 

  내가 제일 관심있는 대장항문질환인 변비와 과민성장증후군, 여성과 항문질환을 상세히 읽어보았는데 임신을 하면 황체호르몬 혈액 농도가 올라가면서 장운동이 저하되고 변비를 유발하며 그것이 치핵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신 후반기인 내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자궁이 커지면서 직장과 항문을 위에서 누르고, 심장으로 가는 정맥도 누른다. 그러면 울혈이 생기고 변비, 치핵이 생기는 것이다. 두렵다.

 

  항문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질에 대한 오해부터 예방법까지, 성인의 70%가 겪는 국민병, 치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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