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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질 권리 - 나약한 삶에서 단단한 삶으로
김민후 지음 / 프롬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강해질 권리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나의 상처를 위로만 받고 싶어 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노력 없이 타인의 위로와 공감에만 집중하진 않았는지. 무책임하게 타인에게 의존적으로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위안은 독이 될 뿐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지만 한편으론 지금의 내 모습이 100%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나의 부정적이고 모자라는 면이 있는데도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건 자기기만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의 부정적인 면을 경계하며 살아가려면 결국 지속적이고 고통스러운 정신적 단련이 필요하다. 대중심리상품같은 자존감이라는 인공적 심리용어를 현실에선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갖가지 오해와 부작용을 방지하는데 더 좋을 것이라 말하는 저자. 세상은 그럴듯한 헛소리가 너무 많다고 이야기하며 화를 참고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그것을 표출하는 것보다 거의 모든 경우에 자신에게 유익하다고 했다. 기분 내키는 대로 살다 보면 그동안 책임감있게 감당하며 살아온 인간적 자부심이 무너져버린다. 억지로 화를 참고 살지 말라는 심리적 조언도 삶의 무거움을 묵묵히 견뎌낸 경험이 없는 미성숙한 사람에겐 독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내면에서 조용히 삭여내는 강인하고 성숙한 정신력의 가치를 함부로 폄하하게 되기 때문이다. 감정을 억제하고 사는 게 결코 해로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선 이런 묵상 제목이 나온다. ‘기분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원래 변덕 그 자체가 본질인 기분에 집착하여 정신력을 나약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종종 감정일기를 써보라는 등의 조언으로 우리의 기분을 보살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삶의 목표가 아니다. 기분 자체는 오히려 덜 중요하며 기분이 안 좋을 때도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하게 되었을 때가 호전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한다. 외적인 요소에 의해 계속 변화하는 기분 그 자체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필요가 없어졌다.
주변에 나를 비롯한 나약한 사람들은 강해질 ‘권리’ 가 있다. 그것은 의무가 아니라 당당히 취해야 할 권리다. 특히 정신과에 내원한 환자는 상담을 진행할 때 약물치료만 정답이라 여겨선 안 된다. 생활패턴을 바람직한 쪽으로 변화시켜 두뇌 컨디션을 회복하는 생물학적 치료부터 과거 이야기를 통해 환자의 병적인 심리구조를 파악하는 프로이트 방식의 내면아이 치료, 또한 논리적 설득과 대안적 사고의 제시를 규격화한 인지행동 치료, 감정적 고통은 인생에 필연적이라는 수용전념치료 등 다양하다. 그리하여 지금 그대로의 나보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나’ 가 되어 단단한 성장을 추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