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도종환 지음, 김재홍 그림 / 바우솔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동물 농장

 

  난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금붕어 정도? 그리고 초등학교 때 교문 앞에서 사온 병아리 몇 마리(그것도 금방 죽었지만)가 전부다. 시골에 살았다면 좀 더 동물들과 친근해질 수 있었을 텐데. 우리 엄마는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가 멋모르고 쥐약을 먹고 온 마당을 뱅글뱅글 돌아 죽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었다. 함께 울고 웃었던 가족같은 동물의 죽음은 어렸던 엄마에게도 큰 충격이었나보다.

 

  오늘 읽은 <동물 농장> 은 도종환 시인의 시에 김재홍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따뜻하고도 독창적인 동화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엄마를 잃은 산토끼를 방 안에 데려와 길렀더니 짝까지 데려와 툭하면 방 안에 들어와 장판지도 뜯고 난리다. 게다가 닭들도 질세라 툭하면 들어와 쫓아냈더니 토끼는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냐는 듯 막무가내다. 푸드덕거리는 날갯짓이 유독 커 보인다. 그 모습을 보던 다람쥐도 툇마루에서 방 안에 들어갈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온갖 집동물들이 마당과 방안에서 제 집인양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싫지 않다!

 

  옛 시골집의 모습을 통해 가족같은 동물들을 사실적인 그림으로 만나보았다. 방으로 들어온 토끼는 책도 갉아놓고 똥도 싸놓으며 귀찮게 하지만 아이는 그 모습도 마냥 귀여운 모양이다. 아빠는 정신없이 당황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닭도, 다람쥐도, 오리와 돼지, 당나귀까지. 방 앞에 모여든 동물 친구들 덕분에 정말 동물 농장이 따로 없다. 서로에게 길들이며 공존을 추구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자연 친화적이고 감성적인 이 동화책을 도시의 아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자연, 동물과 교감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도 같다.

 

  오늘은 집 근처 길고양이들에게 눈길 한 번 더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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