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좋아요
김민서 지음 / 민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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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서 좋아요

 

  나는 동생과 1살 차이 나는 연년생이다. 그래서 많이도 싸웠다. 특히 먹을 거 가지고. 양념통닭(치킨보다 더 정감 있는 단어)을 시키면 양손에 닭다리 하나, 날개 하나를 들고 욕심껏 먹는 모습이 얄미웠다. 짜장면과 탕수육 세트를 시키면 자기 짜장면이 불어가는데도 공동으로 먹는 탕수육부터 모조리 먹어 치우는 모습도 얄미웠다. 내 딴에는 엄마가 동생만 편애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초등학교 시절 얘기지만. 어쨌든 오늘 읽은 <함께라서 좋아요>라는 12살 김민서 작가의 그림책을 보니 달래와 열매 남매의 모습이 꼭 나와 동생 같아서 웃음이 났다.

 

  동생 열매 편만 드는 것 같은 엄마도 밉고 동생도 미워 기분이 나빠진 달래는 자신만의 공간인 옷장 문을 열고 쏙 숨어버리려고 한다. 그런데 그곳에 사막여우 두 마리가 서로를 꼭 안은 채 붙어있었다. “우리는 사막여우야. 우리는 항상 붙어 있지. 함께라서 포근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다음 장에는 두 마리의 코끼리가, 그 다음 장에는 앵무새, 사슴, 홍학 등 다양한 동물들이 한 쌍씩 짝을 지어 등장한다.

 

  하나보다 둘이 낫다는 느낌이 든 건 꼭 붙어있는 두 마리의 동물들을 아주 사랑스럽고 예쁘게 그린 작가의 솜씨 덕분이었다. 초등학생이 그린 것이라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상상력이 풍부하고도 멋진 일러스트였다. 특히 거북이 등껍질과 화려한 카멜레온의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옷장 속 동물들에게 눈을 떼지 못한 달래가 엄마와 동생의 자신을 찾는 목소리를 들은 건 귀여운 햄스터 두 마리가 쳇바퀴를 영차영차 달리고 있을 때였다. 달래는 눈을 떠 옷장 문을 열었다. 엄마와 아빠, 동생 열매를 다시 만난 달래는 함께라서 너무너무 좋아요!” 라고 외치며 서로를 껴안았다.

 

  동생에게 읽어주는 그림동화책이란 소개답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쁜 책같다. 곧 태어날 동생을 인지하고 있는 네 살배기 첫째에게 이 책을 꼭 읽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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