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김경호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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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나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원하는 게 된 적이라면 1지망으로 쓴 고등학교에 가게 된 것. 그건 뺑뺑이 추첨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순전히 운이었다. 취준생을 거쳐 직장인이 되고 엄마가 되기까지 모든 것이 한 번에 원하는 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김경호 앵커의 에세이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을 더욱 공감하며 읽었다.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끝이 안 보이고 기약이 없어 더욱 불안했던 시절. 인내를 배울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난 단단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자도 말했다.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진짜 행복이 있다고.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 기다림이 길었기에 기다림이 끝난 이후 갖게 되는 감사한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스스로를 믿는 시간을 통해 탄탄한 내공과 깊어진 공감 능력을 얻게 된다. 모든 것은 속도로만 재단할 수 없다!

 

  느리지만 우직하게 갈 길을 가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사회생활,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저자의 조언이 많이 담겨있어 도움이 되었다. 특히 싫은 소리 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법과 남을 비판해야만 사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속시원한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타인에게 안 좋은 말을 잘 못하다 보니 끌려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이젠 저자가 조언한 대로 지혜로운 인간관계를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친구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었다. 친구란 오래되고 깊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이란 의미가 와닿았다. 깊지는 않더라도 서로 적당한 거리를 지켜주고 그 안에서 과하지 않은 감정을 교류하는 관계, 나도 그 관계가 더 긍정적인 친구 관계라고 동의한다. 요즘 SNS 활동을 하며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댓글을 달아주는 이들이 오래된 친구보다 어쩌면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

 

  공감 능력은 요즘 시대에 정말 필요한 힘인데 그동안 그것은 여성적이라는 틀에 갇혀 있었다. 여아들이 하는 소꿉놀이나 인형놀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지사지의 정신을 아이들의 놀이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온전히 그 순간엔 그 역할에 몰입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남아는 경쟁이 중심인 놀이가 대부분이다. 총싸움, 칼싸움, 딱지치기 등 승자와 패자가 정확히 갈라지는 놀이. 여기엔 공감보다 승부와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우선시된다. 저자는 그동안 여성들이 갈고 닦아 키워온 소통과 공감이란 무기를 남성도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도 우리 아이를 힘 있는 사람보다 공감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한 번에 되지 않기에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다는 역설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된다. 단지 그것을 깨닫지 못할 뿐. 느려도 괜찮다. 우린 기다리며 더 많은 것을 인생에서 쌓을 수 있다. 그것이 중요하다.

*책을 추천하는 문구 및 이유

-기다림이 깊어질수록 사람은 더 성숙하며 단단해진다. p.21

아직 자신의 때가 오지 않아 낙담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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