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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 밀레니얼, 90년생보다 지금 그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선미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처음에 영 포티가 무슨 뜻인가 했다. 40대가 되면서도 기성세대 같은 중년이 아니라 청년 같이 젊은 40대란 뜻이었다. 그들은 바로 X세대였다. 주로 1970년대생이 여기 속한다. 내 직속상사들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X세대가 가장 영향을 받은 일대의 사건은 바로 IMF다. 90년대 초반 학번들이 졸업하는 해이기도 했던 1998년 IMF는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취업이 될 리 없던 때였다. 그래서 공무원이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외환위기를 거쳐 스스로 중산층이라 여겼던 생각을 접게 되었고 정체성이 흔들리는 충격을 받게 되었다. 풍요롭게 자라 막 사회로 진입하던 시점이었기에 자신들이 성장한 세계가 무너지는 것에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에 뛰어든 이들은 저자의 말마따나 ‘감정적 개인주의자’에서 ‘시장적 개인주의자’ 로 변모했다.
지금도 즐겨듣는 90년대 댄스곡들이 무척 많다. 대중문화계의 90년대 사랑은 유별나서 각종 영화, 드라마, 음악으로 ‘오래된 새로운 것’ 이란 평가를 받으며 재생산된다. X세대에게 90년대는 우리가 기억하는 마지막 좋은 시절이었다. 난 그때 10대였지만 X세대 못지않게 그 시절을 너무나 행복하게 기억하고 있다. 요즘처럼 힘들 때 복고가 유행하는 것도 사람들이 힘든 현실을 위로하는 방법으로 ‘좋았던 과거’를 찾기 때문이리라. 그때 시도된 것들이 오늘날 우리 대중문화의 높은 수준을 만들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X세대는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지녀 결혼과 연애에 대해 전 세대 중 가장 탈전통적인 생각을 가졌다는 통계가 있다. 결혼과 출산을 의무의 관점이 아닌 ‘행복’ 의 관점으로 바라본 첫 세대이기도 하다. X세대들에겐 이혼, 동거, 딩크족, 싱글족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위아래 세대를 조율할 수 있는 유일한 세대이다. 후배를 잘 이해하는 선배 세대이기도 하고, 중간관리자로서 다양한 성장환경과 가치관을 가진 베이비부머, 밀레니얼, Z세대를 어우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작 자신들은 기성세대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후배를 비난하지 않는, 꼰대력에 신경쓰는 이들이었다. 억울하게 낀 세대라 고충도 많을 것 같다.
이 밖에도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점, 취향에 꼭 맞는 집에 산다는 점, 특별한 경험에 돈을 쓰는 취향 소비자라는 점 등도 그들을 특징짓는 내용 중 일부였다. 젊고 파워풀한, 개성과 실력, 경제력으로 현재 대한민국 트렌드를 이끄는 X세대를 주목할 이유이다. 후배 세대인 나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