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식사에는 감정이 있습니다 - 내 삶을 옥죄는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심리 수업
박지현 지음 / 에디토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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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사에는 감정이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평균 몸무게에서 약간 마른 편이었던 난 취준생이 되면서 급격하게 살이 쪘다. 아무래도 스트레스성 폭식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읽은 책의 제목이 의미심장했다. 먹는 행위에 감정이 들어가다니. 전엔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였다. 음식 고유의 맛을 느끼는 감정이 아닌, 내 안에 문제로 자리잡고 있는 감정이 진짜 문제였다. ‘너는 꽃식이장애 회복 커뮤니티 대표이자 식이장애 전문상담심리사인 저자의 글을 읽어보니 다이어트나 살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병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오랜 다이어트 때문에 힘들어했던 내담자 대부분은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몰라서 안 하는게 아니었다. 알아도 못 하는 것이었다!

 

  무심코 보았던 먹방의 상처도 떠올려보았다. 저자와 상담한 내담자들은 먹방 대리만족 다이어트를 할 초반엔 먹고 싶은 욕구를 영상을 대체해 스트레스도 줄이고 체중도 늘지 않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몸과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고 식욕을 계속 억제했더니 위장장애에 변비, 혈액순환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먹방이 유행하면서 많이 먹지만 마른 사람들이 미의 기준이 되는 새로운 프레임이 생겨나면서 이 가혹한 기준에 비교의식을 느끼게 되는 많은 이들이 존재했다. 결국 살찐 내 몸이 문제이고 심한 죄책감과 참을 수 없는 폭식 욕구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남이 먹는 걸 보면서 자신의 식욕을 채우려 하지 말기 바란다. 진짜 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면 행복은 멀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했다. 음식은 먹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심리치료가 깊이 있게 잘 진행되면 내담자에게 음식이 어떤 존재인지 그 진정한 의미가 반드시 드러난다고 한다. 누군가는 분노의 대상으로, 누군가는 독립된 욕구 또는 통제로 생각한다. 그만큼 음식은 우리 삶을 잘 보여주는 도구다. 앞서 얘기했듯 나 또한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미련함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어내지도 못할뿐더러 먹는 행위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만성 스트레스가 된다. 만성 스트레스는 오래된 분노와 외로움, 여러 이유로 생긴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저자는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주었는데, 문제 앞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는 것, 어떤 일에든 적극적으로 몰입하며 극단적인 다이어트에서 건강한 다이어트로 옮겨 가는 것을 말했다. 더불어 회피하고 있는 감정들 또한 나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이다.

 

  돌보는 자아를 언급한 부분도 인상 깊었는데, 남을 돌볼수록 자신은 한없는 무기력과 공허함에 폭식으로 자신을 위로한 새봄씨의 사례를 들었다. 스스로 지나칠 정도로 잘 돌보는 사람이란 건 알았지만 바로 이 성향 때문에 폭식과 구토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남을 돌보느라 자신은 정작 방치한다면 그 마음의 구멍이 식이장애로 연결된다.

 

  거식, 폭식, 먹고 토하는 것 등의 행위가 의지의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임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 몸을 사랑하게 되는 감정알아차림 습관을 이 책에서 말한 대로 실천해보자. 분명 삶을 옥죄는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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