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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조은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3월
평점 :
아이를 낳고 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여자는 엄마가 되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큰 책임을 본능적으로 떠맡게 된다. 그러한 경험은 엄마가 되기 전의 삶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희생이 따르지만 이전엔 보이지 않았던 진정한 ‘나’를 만나기도 한다.’
엄마로 사는 동안 잃어버린 ‘나’ 만의 심미안을 찾아온 저자의 행보가 멋지다. 단 한 명이 참여한 온라인 독서 모임을 시작으로 현재 100여 명이 넘는 엄마들과 성장하고 있다는 그녀. 이 세상에 엄마와 여자,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 날 만난 것이 기적이라는 저자의 감탄에 나 또한 그렇다고 화답한다. 이미 동지가 된 것 같다.
엄마가 된 건 너무나 큰 행복이며 엄마라는 타이틀 자체도 멋지지만 내 이름을 그대로 불러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내 이름에 포함된 가치와 나의 능력, 나라는 사람의 재능, 꿈과 열정은 매일 의식적으로 끄집어내야 한다고 저자는 말했다. 물체에만 중력이 작용하는 게 아니라며 사람의 마음 또한 우주의 움직임의 법칙이 적용되므로 내 이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만큼 큰 의미의 ‘이름값’을 중요하게 생각해보게 됐다.
아이를 돌보면서 고립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의 무한한 지성은 고요하고도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골방에서 솟아난다고 한다. 나의 잠재의식은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며 훈련된 상상력으로 기적을 일으킨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바꾸면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더욱 부응하게 되는 것이다. 육아를 하며 안팎으로 힘든 외적인 상황을 바꾸려면 그 ‘원인’을 바꾸어야만 하는데, 저자는 우리의 생각과 상상력을 사용하여 불만족과 좌절, 갈등과 결핍 등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잠재의식은 현재의식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절대로 판단하지 않고 100% 그대로 받아들이며 주장하거나 논쟁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의식적으로 위대한 생각을 해야만 하고 좋은 쪽으로 생각을 개조해내면 된다.
저자는 세 아이를 키우며 11년 동안 천 권의 책을 읽었고 그것을 통해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앞날의 나침반이 되어 준 것으로 독서를 꼽았다. 책으로 성장하고 곧 기적이 찾아올 것임을 기대하는 나에게도 희소식이었다. 저자에게도 독자가 아닌 ‘작가’ 의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바로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일과 육아의 균형을 삶 속에서 책으로 승화시킨 저자의 모습이 존경스럽다. 매일이 기적 같은 엄마의 삶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추구하는 심미안 프로젝트가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책을 통해 생각이 바뀌고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나도 적극적으로 느껴보고 싶다. 12기까지 소개해준 책 리스트들도 꼼꼼히 살펴보며 책 읽는 엄마의 진정한 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엄마라는 이름의 부드러운 거인이다”라는 문구가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