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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멀 - 인간처럼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동물들
크리스토퍼 로이드 지음, 마크 러플 그림, 명혜권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1년 3월
평점 :
휴머니멀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던 것들이, 인간만이 느낄 수 있다고 여겼던 것들이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과 같은 생명체에서 발견된다면? 우린 동물을 감히 우습게 여기지 못할 것이다. 이 책 <휴머니멀>에서는 인간처럼 행동하고 느끼며 생각하는 동물들이 나온다. 제인 구달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침팬지와 고래, 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을 관찰하기에 이르렀고 일부는 더 많은 것을 조사하고자 동물의 뇌 화학 반응과 DNA를 측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많은 면에서 동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인간과 닮아있음을 발견했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능력은 비단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책은 공동체, 감정, 지능이라는 3가지 주제를 가지고 동물들에게 접근했다.
간혹 하늘을 쳐다보면 육지와 바다를 가로질러 멀리 날아가는 새 떼를 발견하게 된다. V자 대형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무리를 보았는가? 마치 사이클선수들이 자전거를 탈 때 맨 앞에 달리는 선수가 강한 바람을 맞고 무리 뒤로 돌아간 선수는 바람을 피해 에너지를 아끼는 원리를 떠올릴 수 있다. 선두에 선 기러기가 거친 맞바람을 맞으며 날면 다른 기러기들은 그의 뒤를 바짝 따르며 날며 에너지를 절약한다. 이 선두는 교체되며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다. 무려 하루 동안 2,400km에 달하는 먼 거리를 날 수 있다! 이런 효율성을 넘어서서 보겔콥정원사새는 예술적인 기질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인다. 인간도 현란하게 드리블을 하며 멋지게 골을 넣는다든지 하며 자신을 돋보이고 싶어 하는데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뽐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 새의 수컷은 숲 바닥에 나뭇잎을 모아 펼쳐 놓고 어린 나뭇가리를 텐트처럼 쌓고 둥지를 짓는다. 그 둥지를 예쁘게 장식하는 모습은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한 구애 때문이다. 과일과 꽃, 도토리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둥지를 직접 볼 수 있다면 감탄을 금치 못할 것 같다.
동물도 화를 낼 수 있고 공포나 슬픔 등의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태평양 연안에서 어미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안고 있다가 17일이 지나서야 놓아주는 모습을 포착했다. 범고래 새끼가 죽은 날 암컷 범고래들 6마리가 원을 그리며 헤엄치는 모습도 보았다고 산후안 섬의 한 원주민은 말했다. 새끼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였을까? 과학자들은 일부 고래의 뇌에 방추세포, 즉 뇌의 전두엽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세포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도 사람처럼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큰돌고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혀를 내밀기도 했다. ‘이게 정말 나인가?’라고 확인하는 듯했다. 이런 자기인식은 지능이 있음을 암시한다. 거울 속 모습이 자신임을 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닭들의 소통언어, 속임수를 쓰는 검은두견이의 존재 등이 동물의 지능을 유추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발견이다.
동물학자들과 심리학자, 생태학자 등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을 연구한 이들 덕분에 흥미로운 사실을 많이 알 수 있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