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가벼움과 무거움
조민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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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가벼움과 무거움

 

  ‘첫 아이의 세 돌이 다가오고 있다.’ 라는 문장에 깊은 동질감과 함께 작가의 3년간의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올해 초 둘째를 임신하면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존재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아이 덕분에 난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비로소 며칠 전에 입덧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12주의 기적을 바랐지만 난 한 달을 더해 16주의 기적을 맛보았다. 물론 아직까지 속이 울렁거리고 미식거리는 건 여전하지만 구토를 안하는 것만 해도 훨씬 사람답게 사는 것 같아 살맛이 난다. 임산부의 입덧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하루 종일 숙취에 시달리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임신하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다. 막연히 음식 냄새에 헛구역질 몇 번 하고 끝나는 정도가 아니었다. 입덧의 고비를 넘기니 온 몸이 가려운 소양증이라는 녀석이 쳐들어왔다. 지금 환절기라 그런지 몰라도 온 몸이 건조하고 피부가 벗겨지는 통에 얼마나 괴로운지 모른다. 게다가 가렵기까지 하니 미칠 노릇이다. 저자는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에 이르기까지 3년간의 에피소드를 책에 나눴다. 비슷한 또래를 키우고 있어 무척 공감이 갔다. 특히 내 친구는 어디에-결혼과 육아는 친구 관계에 쉼표를 찍게 만든다는 문장에 눈물이 날 뻔했다. 아직도 비혼인 친구들이 몇 있지만 같은 기혼자인 친구들과도 서로 육아 때문에 또 다른 이유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연락도 뜸해지고 예전처럼 연락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사실 아직도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가 있어 내가 둘째까지 임신했다는 소식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세상을 본다.’ 는 문장을 보니 자신보다 먼저 엄마가 된 나의 삶을 지켜보며 얼마나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작가의 하루를 시간대에 맞춰 짤막하게 기록한 일기 같은 형식의 육퇴여, 오라를 보았다. 오전 7시 반엔 좀 더 잤으면 좋겠는데 요즘 정확히 7시만 넘으면 뒤척이기 시작한다...’ 라는 말은 나에게도 해당된다. 몇 시에 자든 일어나는 시간은 7시로 똑같아서 제발 조금만 더 자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속으로 기도까지 드린다. 그 시간에 함께 일어나 아이가 자는 시간까지 육아퇴근은 참 어렵다. 난 워킹맘이기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2차로 출근하는 기분이 든다.

 

  요즘 무슨 말만 하면 아니야!”, “싫어!”, “하지마!” 라고 무조건 도망가고 싫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니 청개구리가 따로 없다. 이맘때쯤이면 아이가 자아를 인식하면서 부정어를 쓰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서쾌감을 느낀다고 하더니 참말인가 보다. 아직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집엔 보내지 못하고 있지만, 곧 둘째도 태어날 테고 첫째가 감당해야 할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릴 때 어찌해야 할지 여전히 고민이 많다. 낳는 것도 어렵지만 키우는 건 훨씬 어렵다. 그러기에 아이에 대해 공부하는 것 이상으로 부모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아는 것이 필요하겠다. 아이로 인해 다시 태어남을 경험한 나로서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해 나눈 이 책을 함께 읽고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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