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폼은 자유로워
온담 지음 / 이야기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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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폼은 자유로워

 

  아기코끼리 폼폼이를 보면서 무언가를 갈구하고 강박적으로 착한 일을 하던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올랐다. 엄마 아빠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착한아이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아기 코끼리 폼폼이는 서커스장에서 넘어지면 안되고, 한번에 공을 넣어야 하며, 예쁘게 그리고 한번에 맞혀야 하는, 힘든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어떤 서커스쇼를 훌륭하게 해내면 엄마 아빠가 뿌듯해 하고 우리 애가 이렇게 훌륭하게 해냈다는 자랑에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다. 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은별이가 엄마와 외할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강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마저 떠올랐다. 책에서도 폼폼이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잘해서 상을 탔어! 그래도 연습을 쉬면 안 돼. 힘들지만 내일도 상을 받으려면 계속 연습해야 해라고. 그 혼잣말이 안쓰러웠다. 사실 폼폼이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힘들어하는 아기코끼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이 놀자고 해도, 곰 이모가 어서 자라고 해도, 엄마 아빠를 위해 상을 받고 싶다는 폼폼이의 속마음을 알고 나니 마음이 아팠다.

 

  그러던 어느 날, 서커스 공연장이 폐쇄되고 말았다. 그 이유는 감염병 발생. 작금의 시대를 대변하는 사건이다. 서커스장에서 쫓겨나 자연으로 온 폼폼이네 가족은 그곳에 적응하지 못해 또 한번 힘들어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전히 서커스장에서 입던 옷을 벗어던지지 못한 채. 묘기 부리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폼폼이는 어떻게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때 너구리, 고슴도치, 곰과 새 등 자연의 친구들을 만났고 높이 달린 열매를 따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폼폼이는 무사히 열매를 따주곤 자신에게 무슨 상을 줄 거냐고 물어보았다. 동물들은 상대신 폼폼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폼폼이가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상은 주지 않고 나를 꼭 안아주네. 그런데 기분이 좋다...’ 이 외에도 바닥에 떨어진 아기 새를 들어서 옮겨주었고 미어캣의 가족 초상화도 그려주었으며, 강물이 얕아져 목욕을 할 수 없었던 하마와 악어에게 폼폼이 코로 큰 물줄기를 뿜어주었다. 친구들의 칭찬에 품품이는 기분이 좋아졌고 서커스장에서 입던 옷을 다 벗고 신이 났다. 정말 즐거워보였다. 폼폼이의 친구들은 폼폼이에게 고맙다고, 대단하다고 말했을 뿐인데 폼폼이는 늘 하던 걸 하면서 못 느껴보았던 이 기분에 새롭고 신기했다. 이제 폼폼이는 엄마 아빠에게도 서커스 옷을 벗어보라고 제안하며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만끽했다. 그런 폼폼이를 보는 엄마 아빠도 기뻤다.

 

  이 동화를 통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지만 애써도 잘 안되어 마음고생을 했던 아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임을 느꼈다. 누군가의 강요, 보상을 받기 위해 하는 행동이 아닌, 스스로 무언가를 함으로써 느끼는 자유와 기쁨, 관계의 회복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진정한 자유가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 어른이들도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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