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철학 하기 - 다시 살아가고 배우기 위한 인문학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5
오하시 겐지 지음, 조추용 옮김 / 씽크스마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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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철학 하기

 

과거에 비해 수명이 길어진 것은 좋은 것일까? 그 어떤 나라보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어감에 따라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각도로 존재한다. 우리나라 노인복지 지출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란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표적 노인복지 혜택으로 꼽히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도도 이슈다. 단순히 지하철 노선의 적자만 고려해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과, 지하철 유지관리를 위해 써야 할 돈이 지하철 무료 우대권에 쏟아 부어지며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견이 나뉜다. 세대 갈등은 노인복지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가 자살과 우울증 감소, 경제활동으로 인한 의료비 절감 등 사회경제적 편익을 고려해도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었음에도 말이다. 또한 노약자석은 노인전용석인 것마냥 막무가내로 자리를 양보하기를 요구하는 어르신도 많다. 노인의 존재가 어쩌다 이렇게 골칫덩이로 전락했을까.

 

오늘 읽은 도서 <노년철학 하기>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문명방식과 사회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70대 이후 노인의 사회적 역할론이 중요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역할을 수행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기에. 그렇다면 청장년 세대가 부정적이고 비판적으로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 책에서 다루는 노년철학의 궁긍적인 목표는 세대간의 연결이었다. 긴 노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정표를 제공해주는 이 책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저자는 노인 스스로가 가진 다양한 불안을 배경으로 죽음과 마주 보며 자신의 인생을 총괄하기 위한 준비활동으로서의 종활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간병, 의료, 신변정리, 상속절차 등을 모두 포함하며 바람직한 삶의 최후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에 대한 준비활동은 예부터 동서양의 현인들에게 반복적으로 언급되어 왔다. 일본인인 저자는 일본인의 일반적인 죽음의 인식에 대해 평범하고 온화하다고 설명한다. 자연과 일체된 죽음, 자연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러나 이러한 담백한 생사관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이 있다. 파스칼은 인간은 가볍게 죽음에 몸을 맡기려 한다고 하며 죽음을 가볍게 취급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다.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식물을 언급하며 인류가 몸을 일으켜 세우고 직립이족보행이라는 천지 수직의 식물적 신체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본 신화에서도 일본인은 식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듯하다. 인간의 정신이나 사회가 헤겔의 주장대로, 공존하는 식물정신에서 투쟁하는 동물정신으로 이행했다면 인간 신체의 내부와 대조적으로 대우주와 공명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식물생명론은 노년기에 들어간 인간의 또 다른 삶을 의미하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동식물의 삶의 차이를 비교한 철학적 의미가 마음에 와닿는다.

 

책은 장평이 넓어 문장을 읽기가 편했다. 노년기의 철학을 논하기에 적합한 편집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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