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 - 은쌤이 들려주는 역사적 만남 이야기
은동진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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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

 

조선을 배경으로 한 두 인물들의 뗄 수 없는 결정적 사건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8쌍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삶과 인생을 오늘날의 시각으로 복원, 재조명해주었다. 저자는 이투스와 에듀윌에서 한국사 대표 강사로 고등학생과 성인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의 강의와 강연을 바탕으로 수많은 책과 교과서 속에 갇혀있던 조선의 인물들을 소환해냈다.

 

여러 흥미로운 인물들이 목차에 소개되어 있었지만 난 제일 먼저 오성과 한음이라 불리는, 이항복과 이덕형 듀오를 읽었다. 어릴 때 이들의 우정을 그린 위인전을 읽은 기억이 난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선 큰 비중으로 다루지 않아 잊혀졌던 인물이기도 하다. 대제학 율곡 이이가 이덕형과 이항복을 향후 조정을 이끌어나갈 인재로 선조에게 추천하기도 했었다. 오성과 한음은 작위명이었고 이항복과 이덕형을 뜻한다. 이들은 동갑내기 친구가 아니었다. 어려서 함께 논 사이도 아니었는데 절친, 단짝이 되었을까? 고관이 되어서도 서로 신분에 걸맞지 않은 장난꾼 역할을 했다는 게 폭넓게 전승된 유쾌한 일화가 아니었을까? 임진왜란 때 이항복과 이덕형은 힘을 합쳐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형세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였다. 명나라 원군을 요청할 때 이항복의 지지자가 없었는데 이덕형이 동의하며 조정 논의의 흐름까지 바뀌게 되었고 결국 구원병 파견이 승인되었다. 정쟁에 희생양이 되어 탄핵을 당한 이덕형의 시신을 직접 염하고 묘지명을 지어 애절함을 표현했던 이항복의 마음이 어땠을까? 이항복 또한 유배되어 영원한 벗 이덕형이 세상을 떠난 지 5년 만에 눈을 감았다. 그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보다 그들이 속했던 조선의 역사 이야기가 주를 이루긴 했지만 삽입된 둘의 사진을 보니 매우 닮아 보여 미소가 지어졌다.

 

한편, 조선의 만찢남이 김홍도였다면 그림계의 트러블메이커는 장승업이었다. 장승업의 명성은 고종에게까지 흘러들어가 호출을 받았지만 그의 부름은 장승업에게 방해가 될 뿐이었다. 그래서 도망갔다! 예전에 영화 취화선으로 장승업을 얼핏 보았는데 그때 분한 배우가 최민식이었다. 술과 여자 없이는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고 하니 장승업의 생애 역시 술과 예술, 방랑으로 점철되었다. 김홍도는 조선 시대 화원에게 가장 영예가 되는 왕의 어진화사가 되었다. 무려 세 번이나 참여하였다고 한다. 도화서 화원 김홍도를 정조가 매우 신뢰했음도 짐작이 간다.

 

책은 조선을 상징하는 시대의 아이콘 16인을 꾸밈없이 그려놓았다. 인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과 그림, 사료 등 다양한 자료를 사용하여 그들을 설명하는데 좀 더 유익했다. 은쌤이 들려주는 소울메이트를 통해 내가 자세히 몰랐던 인물들에 대해 알 수 있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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