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요괴 보랏빛소 그림동화 16
김명희 지음, 간장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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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요괴

 

내가 제일 가기 싫은 병원은 치과다. 치과에 들어가면 나는 특유의 냄새와 입을 벌리면 입 속으로 들이닥치는 윙 소리 나는 기구들은 너무 싫다. 어른이 되었고 아이를 낳았지만 산부인과보다 치과가 더 무섭다. 그렇기에 아이와 치과 가는 것도 꺼려져 양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직 유치지만 빠질 이라고 해서 썩게 놔두면 절대 안 되기 때문에. 요즘 고래밥이랑 짱구 등 과자 먹는 걸 좋아해서 단 음식을 먹은 뒤엔 이를 더 꼼꼼하게 닦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치과에 가기 싫어하는 것 이상으로 양치질을 매우 싫어한다. 뽀로로가 양치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를 닦아보기도 하고, 강제로 눕혀놓고 팔을 잡으며 울고불고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이를 닦이기도 했다. 도무지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직 가장 늦게 나는 어금니 4개가 나지 않아서 이가 나려고 양치만 하면 더 아픈가? 라는 생각도 하지만 애초부터 아이는 양치하는 것을 지독하게 싫어했다. 이를 콕콕 찌르는 콕콕벌레를 잡는다는 콘셉트로 어르고 달래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처음엔 충치요괴의 등장에 겁을 먹는 듯 보였다. 등장인물인 주안이의 잇속에서 발견된 하나였던 충치요괴가 점점 늘어나더니 앞니와 어금니를 파먹고 커다란 구멍을 내었기 때문이다. 주안이처럼 달달한 간식을 좋아하지만 이 닦는 것은 싫어하는 우리 아이의 이도 이럴까 봐 오히려 내가 겁이 났다. 주안이의 볼이 크게 부을 정도로 치통이 심해져 결국 치과에 가는 장면에선 한숨이 나왔다.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아이의 양치습관을 제대로 길들여줘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책에선 의사선생님이 구멍 난 이를 깨끗이 메워주고 이 튼튼 삼총사를 선물해주었다. 그것은 바로 칫솔, 치약, 치실이다. 이 든든한 삼총사가 주안이와 함께 하니 충치요괴들은 흥! 하면서 터덜터덜 주안이를 떠나갔다. 특히 치실의 중요성은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되어 요즘 애용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어릴 땐 칫솔질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칫솔로도 안되는 입안의 찌꺼기를 치실이 해결해주는 경험을 하면서 아이에게도 올바른 치아 관리법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줄 수 있었다.

 

오늘은 내가 올바르게 양치질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며 함께 양치질을 시도해봐야겠다. 주안이의 깨끗해진 잇속처럼 우리 아이의 입안에도 충치요괴가 떠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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