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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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정의한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쓰는 무형식의 글이라고 기억한다. 그래서 다른 문학 장르와는 다르게 아무나 쓸 수 있는 글이란 쉬운 생각이 들었다. 수필이란 타이틀을 달고 수많은 글들이 넘쳐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의 신변잡기는 자신에게만 흥미로운 글일 뿐 독자에겐 식상할 수도 있으며, 무형식이라지만 거기에도 엄연히 구성원칙과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수필이란 경험을 통한 성찰과 깨달음을 심미적으로 기록한 글이라고 표현한, 소설가이자 문학이론을 전공한 이완우 박사의 말에 수긍이 갔다. 피천득의 수필이란 글을 보면 그것은 원래 시였음을 알 수 있다. 본문의 수필(隨筆)은 청자 연적(靑瓷硯滴)이다. 수필은난()이요, ()이요, 청초(淸楚)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女人)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 속으로 난 평탄(平坦)하고 고요한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포도(鋪道)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住宅街)에 있다.’ 라는 내용을 보면 독특한 문체와 단정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비유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시의 특징을 지닌다.

 

오늘 읽은 서평도서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의 저자 오덕렬 수필가님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모자도(母子圖), 사랑방, 간고등어, 등을 포함하여, 445편의 수필을 이 책에 담았다. 4부로 이뤄져 있는 목차를 살펴보면 영원한 문학의 고향인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수필이 건져 올릴 수 있는 반짝이는 소재들, 새로운 출발이자 설렘인 봄의 이야기, 말과 생각을 담은 수필에 대해 볼 수 있다. 그는 수필이 시격(詩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함으로써 윤오영 선생의 말을 빌려 수필은 감정의 유로(流露)’ 라고 이야기했다. 나만의 느낌을 함축적으로 은근하게 시사하여 간결한 문장으로 독자의 생각 그릇에 여운이 남게 담아야 좋은 수필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을 소재로 하되 시적 정서의 산문적 형상화 문학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창작문예수필의 개념인 것이다. 그 점에서 며칠 전 발간된 저자의 <창작수필을 평하다>란 책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가볍게 수필을 읽을 요량으로 집어 들었던 책이었는데, 수필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어 반갑고, 감사했다. 수필처럼 글이 곧 사람인 장르는 없다며 인격까지 드러내는 이 수필을 위해 품위 있는 생활도 요구하시니 거절할 수 없겠다. 4부를 먼저 읽고 나서 1~3부의 수필을 한 편씩 읽으니 더 와닿는다. 더불어 향토어에 대한 중요성도 실감하여 글의 질감을 곱씹어보게 되었다. 수필을 사랑하는 1인으로서 신변잡기에 가까운 글에서 벗어나 문학적으로 더욱 수필에 매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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