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육아
린제이 파워스 지음, 방경오 옮김 / 한문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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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육아

 

얼마 전 영유아 검진을 다녀왔다. 두 돌이 되었는데 아직 쪽쪽이를 못 떼고 있어 의사 선생님께 혼(?)이 났다. 어머님은 당신의 아들도 5살이나 되어서 쪽쪽이를 뗐다며 늦게 떼어도 아무 상관없었다고, 오히려 떼면 손을 계속 빨 거라면서 그냥 두라신다. 혼란스럽다. 난 제 때 못 떼서 입이 튀어나올까 봐 걱정인데. 육아 방식의 차이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보 엄마라 육아를 글로라도 배우려고 육아서적을 많이 읽고 있다. 그중에서 시도해보고 싶었던 게 수면교육이었다. (물론 그 당시엔 실패했지만) 한밤중에도 수유를 해야 했던 신생아 시절을 지나 통잠을 자기 시작한 때 책에서 이야기하는 수면교육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엄마인 나도 잠이 모자라 아이가 규칙적으로 잘 자야 나도 살 것 같았다. 책은 대표적으로 퍼버법과 안눕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전자는 아기 혼자 스스로 울음을 그치고 잠을 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으로써 밤에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과 수유 횟수를 점차 줄이는 방식이었다. 잠잘 시간이 되면 아기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잘 자리에 눕힌 후 엄마는 옆이나 문밖에서 대기하고 5, 10, 15분씩 체크 시간을 늘려 아기 상태를 보면서 스스로 잠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아기가 우는 모습을 차마 못 본 체할 수 없어 엄마인 나 때문에 실패한 방법. 달래주지 않고 내버려둔다 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후자인 안눕법은 베위법, 아닥법, 쉬닥법이라고도 해서 베이비위스퍼라는 책에서 권장한 수면교육 방법이다. 이불 위에 눕혀놓고 아기가 울면 아~ 또는 쉬~ 입으로 소리를 내어 안정을 주는 방법이다. 어마 품이 아닌 자리에 아기를 눕히고 토닥임을 반복하는 인내심을 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모든 수면교육엔 적어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규칙적인 반복이었다. 전문가들은 모두 짧은 수면 준비시간과 일관된 수면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난 수면교육에 실패했지만 두 돌이 지난 지금은 때가 되니 알아서 잘 자게 되었다. 그러니 자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오늘 읽은 책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당당한육아라니. 사실 엄마로서 매일 자괴감에 빠져 육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터였다. 저자의 말을 통해 위로와 응원을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 저자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아이와의 건강한 경계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들이 육아 전문가에 의해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돈과 권력과 연관된 의도, 부실한 과학적 연구 등에 기인한다고도 설명해주었다. 특히 모유수유 장려 캠페인은 직장 내 여성의 수가 더 많아지는 것에 대한 반발로 표출된 숨은 의도였다니 놀라웠다. 앞서 언급한 수면교육만 해도 그랬다. 잘 자는 부모가 아이도 잘 키운다는 진리대로 수면 부족 때문에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질 정도라면 그냥 자러 가라’. 그걸로 우린 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으니까. 모든 선택은 사실 상관없으니, 아이를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는 바로 나라는 믿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워킹맘으로써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야기했다. 아이들을 집에서 키우든, 육아 도우미를 고용하든, 어린이집을 보내든 우리의 선택이 질 좋은 돌봄을 제공한다면 아이들은 얼마든지 잘 자란다고 말이다. 완벽보단 균형을 추구하며 나무보다 숲을 보는 비행기 육아를 실천하자고 말했다. 그것은 9km 상공에 떠 있는 비행기처럼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으로써 세세하게 아이들의 행동을 볼 순 없지만 전반적인 경향성을 파악하여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교육이다. 당장 애니메이션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멈추고, 부모의 스트레스도 줄이며 아이들도 편안한, 이 교육법을 나도 실천해봐야겠다.

 

육아에 대한 모든 선택과 결정에서 좀 더 여유롭고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주변의 훈수와 참견에 휘말리지 말고 부모로서의 날 의심하는 대신 아이를 사랑하는 일에만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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