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어 - 내일이 기다려지는 모락모락 행복 한 끼 일상 먹툰
지엉이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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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추억 돋는 만화책을 본 기분이다. 예전에 사 모았던 순정만화잡지 중 나나댕기가 있었는데,(칼라,파티,나인,윙크 등 다양한 잡지가 존재했었다.) 작가님들의 일러스트도 무척 예뻤고 연재되었던 만화도 재밌었다. 종종 네 컷 만화도 삽입되어 있었는데 작가님 성함이 내 동생이랑 비슷해 더 기억에 남았었다. 오늘 읽은 책도 다이어리에 따라 그리고 싶은 충동이 들만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그것도 먹방을 방불하게 할 만큼 다양한 음식들이! 음식을 떠올리면 그것을 먹던 추억까지 재생된다. 요즘 방송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로 음식을 만들거나 먹방을 시전하곤 하지만 맛있는 일상을 찾아 떠나는 힐링만화만 못한 것 같다. 책은 대리만족 미식 라이프라 명명해도 될만큼 나의 식욕을 자극했다. 삼남매 가족의 등장인물 프로필만 봐도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이뤄지는 일화들이라 더욱 좋았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지엉이는 둘째로서 느긋하고 시니컬한 성격을 지녔다. 뜨끈한 국물을 좋아하고 커피를 싫어하는데, 특징은 집순이. 나와 비교하자면 난 국물과 커피 모두 좋아하고 나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각설하고 지엉이는 쌀국수부터 시작해서 계란 간장밥과 핫초코, 생선가스와 삼겹살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음식들에 대한 맛을 이야기해주었다.

 

나도 입맛이 없을 때(또는 반찬이 없을 때) 계란 간장밥을 즐겨 해먹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덥힌 후 계란을 부치고 밥, 계란프라이, 간장, 참기름을 넣고 섞어준다. 그 위에 또 계란프라이를 하나 더 얹어주면 금상첨화! 배추김치를 싹 올려 먹으면 개운하다. 지금도 군침이 돈다. 지엉이님의 팁은 숟가락을 세워 섞어주면 밥알이 덜 으깨진다는 사실. 나도 이제 알았다. 다음번에 꼭 시도해봐야지. 크리스마스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아침에 매일 먹던 아메리카노대신 핫초코로 바꿨다.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외출도 못하는 시국에 이번 크리스마스는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이불 속에서 각종 과자와 함께 핫초코를 마시겠다. 스낵도 좋지만 이왕이면 핫초코와 어울리는 쿠키를 준비해보리라. , 그리고 핫초코는 꼭 머그잔에 담을 것. 두 손을 감싸는 그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생선가스도 등장했다. 물론 돈가스도 좋아하는 나이지만 난 둘 중 시킨다면 꼭 생선가스를 시켰다. 도서관 식당에서도, 돈가스 전문점에서도. 지엉이님도 어릴 적 초등학교 급식에 호불호가 갈리는 생선가스가 나오는 날이면 그것을 싫어하는 친구들 대신 먹기도 했었나보다. 하지만 낮은 인기도 때문에 점점 급식에서 사라져갔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전하며.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쯤이었나? 동네에 스카이락이랑 피오렌자라는 경양식집이 있었다. 책을 읽으니 그때 먹었던 돈가스와 생선가스 맛이 생각나서 울컥했다. 지금은 왜 그 맛이 안날까?

 

책에 소개된 음식들은 지엉이님의 가족들과 함께 한 음식이라 나도 우리 가족들과 먹었던 그 모든 것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기 시작하면서 추억에 잠기기 좋은 시간이 되었다. 춥고 공허한 요즘, 여기 나온 맛있는 추억을 되새기며 잊고 있었던 시간들과 맛을 다시 공유하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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