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도 그랬어
임영진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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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도 그랬어

 

성인이 되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근 몇 년간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나다움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주로 조언은 부모님께 얻는 편인데 독립하고 나니 그럴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좋은 방법으로 인생 선배님들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나를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되었다. 오늘 읽은 책 또한 그랬다. 제목부터 안심시켜 주는듯한 이 포근함은 나만 느끼는 건 아닐 것이다. 저자는 건강한 자신만의 방법과 철학을 하나씩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거라 이야기한다. 글을 쓰고 강연을 하며 자연과 걷기 예찬론자인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적합한 방법들을 말해주었지만 그것이 독자에게 모두 맞을 수는 없을 것이라 이야기하며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적용해보고 아니면 넘어가도 무방하다고 따르길 강요하지 않는 모습 또한 좋았다.

 

목차를 훑어보니 <나를 무시하고 업신여겼던 사람들이 고맙다>, <나의 기본값>, <나에게 일어난 일은 좋은 것도 아니고 꼭 나쁜 것도 아니다>, <마음이 많이 여리다면> 등의 문구가 날 이끌었다. 기본값이란 것은 사용자가 프로그램에 별도의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때, 시스템이 미리 정해진 값이나 조건을 자동으로 적용시키는 초기상태값을 의미한다. 사람에게 적용해보자면 한 사람의 기본적인 정서, 상태, 감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 가치관, 직업, 만나는 사람들일 것이다. 저자가 추구하는 기본값은 차분함과 평온함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비슷했다. 상황에 따라 이 기본값 이상의 에너지를 쓰다 보니 과부하가 걸릴 때가 있는데 일상에서 필요 이상으로 기본값을 깨는 일은 되도록 지양하려고 노력한다. 내향형 인간에 가까운 나는 말을 많이 하면 피곤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며 몸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를 좋아한다. 내 기본값을 알아야 건강하게 자신과 잘 지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하고, 거절은 더더욱 어려워하는 난 마음이 여린 편에 속하는데 저자는 그렇다면 외부의 영향에 일시적으로 휘어질 수는 있어도 쉽게 꺾이지 않는 유연하며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닉 부이치치의 예를 들며 겉으로 봤을 땐 부드럽고 여려보이지만 그 내면은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소신이 있는 외유내강형의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의 몸이 불편할진 몰라도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은 분명하게 알고 있는 듯 해 스스로를 폄하하고 평가절하 하는 우리네 모습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책은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에 연연하지 말고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스스로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를 촉구했다. 서툴고 때론 헤매지만 나는 나이며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줄 순 없으니까. 저자의 말대로 나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며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나답게 살기 위한 단단함을 만들어가야겠다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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