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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제 뜻대로 살아볼게요 - 직장과 결혼에 관한 행복 찾기 트레킹 에세이
오언주 지음 / 봄들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서른, 제 뜻대로 살아볼게요
이미 서른을 훌쩍 지난 나지만 이제서라도 내 뜻을 이루고자 동사형 꿈을 꾸고 있다. 이 책 에필로그에도 소개되었다시피 누군가의 고군분투와 삽질은 타인에게 적잖은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나도 내가 바라는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들의 적극적인 자세에 위로와 도전을 받았다. 그래서 올 한해 마음으로만 품고 있던 여러 계획들을 실행했다. 원하는 결과는 반반이었지만 시행 자체에 의미를 두고 더욱 열심히 삽질을 해볼 생각이다. 꿈은 종착점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 과정이 더 의미 있으므로. 저자가 합격했던 직장에 스스로 합격 취소 결정을 내리고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지면서 철저히 혼자가 되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우울했고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내 나이 서른 즈음, 난 몇 년간 준비하던 시험을 이젠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 20대 청춘을 모두 바친 시간들이 허탈해지고 나 또한 속상한 하루하루가 길어졌다. 지금은 결혼도 했고 아이의 엄마도 되었지만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이 있었다. 내 삶 자체가 풍부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저자는 자신과 성장 과정이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고방식이 궁금해졌다고 했다. 그래서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경계 없이 좋아하는, 여행을 택했다. 홍대에 개설된 여행작가 수업을 들으며, 사회가 규정한 행복이 아닌,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행복해지는 순간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저자처럼 소비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은 내 소비 패턴도 바꿔놓았다. 언젠가 친구네 가족이 목돈이 생겨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리모델링하여 인테리어를 예쁘게 바꿀지 아니면 가족 모두 유럽여행을 떠날지 회의한 결과 후자를 택했다는 얘길 들었었고 내 생각에도 더 좋은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었다. 소유한 것은 언젠가 없어지지만 경험은 평생 남는 것이니 더 유익하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게 되면서 여러 카페에 나눔을 실천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경험을 하고 있다. 저자도 말했다. 소소한 행복을 자주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 소소한 행복 중 하나는 퇴근 후 1시간의 거리를 걸으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고 집 근처에 다다랐을 때 나오는 안양천 벤치에 5분간 앉아 해지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어젠 단풍과 은행잎이 흩날리는 모습이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벚꽃팝콘마냥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 매우 행복했다.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설명하는 삶이 되도록 내 몸의 촉수를 열고 산다고 했다. 더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인생의 자극을 풍부하게 누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며칠 전 읽은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생일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스스로에게 잘 대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아침에 모닝 요가를 15분 정도 즐기고 저녁은 되도록 건강한 음식으로 채우며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한다고 했다. 소위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안정적인 삶을 위해 직장도 구하려고 했고 인간의 안정욕구 또한 본능이기에 이해는 하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경험들로 가득 찬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불완전한 삶을 즐기는 자세는 두려워하지 않고 우선 해보는 삶을 추구하여 또 다른 기회를 부르는 연쇄효과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의 후반부는 저자의 결혼생활에 대해 나와 있었다. 배우자를 선택한 기준도 탁월했고 취미가 같아 공유할 시간이 많은 것도 부러웠다. 가장이라는 책임감으로 힘들어 할 때는 가정의 일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 존재하는 남편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도 들었다. 그가 지금의 직장 울타리 외에 다른 꿈을 꼭 이뤄보고 싶다면 그 방향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아내가 될 것. 그런 목표가 생겼다. 남편과 아내, 아빠와 엄마라는 굴레에 갇혀 나를 잃지 말 것. 오늘 책을 읽고 얻은 바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