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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이지만 인싸 직장인입니다
장징런 지음, 우디 옮김 / 스타리치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내성적이지만 인싸 직장인입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어릴 적, 그러니까 정확히는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난 지독히도 내성적이었다. 그 때 기억이 나는데, 난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도 못했고 모여 있는 친구들 곁에 다가가지도 못했다.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부끄럼쟁이였다. 직장인이 되면서 자의, 타의로 이러한 성향은 조금씩 외향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크게 보면 난 내성적인 편에 속한 사람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오늘 읽은 책 <내성적이지만 인싸 직장인입니다> 의 저자 또한 프롤로그에서 자신이 얼마나 내성적인지 들려주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면 다른 낯선 이가 들어올까 봐 0.01초 안에 닫힘 버튼을 누른단다. 아주 사소한 사례지만 나도 비슷한 것 같다. 타인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의 그 30초에서 1분 사이의 어색함을 못 견디겠다. 사회는 외향적인 사람을 좋아하지만 모든 사람이 외향적이라면 이 사회는 분명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것이 사회 아니던가.
역시나 책에 나온 간단한 MBTI 테스트를 해보니 난 내향형 인간이었다. 내가 체크한 항목, ‘지쳐서 기운이 다 빠지면, 그저 집에 돌아가 쉬고만 싶다’ 라든지 ‘가능하다면 사람들 무리를 피하려 한다’ 와 같은 것들이 날 표현하는 문장이었다. 책은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의 원만한 직장생활을 위한 조언을 아낌없이 알려주었다. 내성적인 사람들의 직장생활과 인간관계, 인맥연습, 타고난 자질을 발휘하는 방법까지 우리의 편견을 뒤집어놓는 다양한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다국적 조직의 팀장이었던 질의 강연을 예로 들며 특유의 차분함으로 투자자로부터 인정받았던 내용을 읽어보았다. 사실 내성적인 사람은 반응도 느리고 부끄럼을 타니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편견이 있지만 이는 에너지를 보충하는 방법이 외향적인 사람과 다른 것뿐이다. 혼자 있으면서 그것을 재충전해야한다. 나 같은 경우도 직장에서 나타나는 내성적인 특징이 있다. 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그마나 좀 조용히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달지 꽤 많은 보고서를 짧은 시간에 살펴보면서도 디테일한 실수를 잘 잡아내는 점 등이 그것이다. 구두보단 서면으로 내 의견을 더 명확히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성적인 특징에 속한다 볼 수 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내성적인 사람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갈등과 충돌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이다. 우리네는 생각에 잘 빠진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충돌이 해결되고 나면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내려놓으라는 조언을 했다. 타인의 감정을 쉽게 읽는 장점은 그것의 영향을 또한 쉽게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들의 분노와 우울함에 대해 거리를 두며 전선을 연장하고 상황을 분석하면서 자신의 감정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격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서로 보완해가며 일해야 하는지 관점을 비교한 내용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잭슨과 질리언이 서로를 보는 관점을 따라가 보니 호흡을 맞추면서 적합한 협력 주파수를 찾아내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내향형 인간인 질리언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획서를 쓰고 오탈자를 점검하며 잭슨이 하기 싫어하는 잡다한 일들을 기꺼이 도맡아준다고, 잭슨은 말했다. 질리언은 외향형 인간인 잭슨이 창의성이 뛰어나며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협찬을 따오거나 질리언 입장에서 아주 귀찮고 에너지를 많이 쏟아 부어야 하는 일을 도맡아 해준다고 말했다.
책은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 성격의 본질을 파악하는 시간도 되었고 이 강점을 활용해 직장생활, 일상생활에서의 일과 인간관계를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