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의 미래 “좋은 삶”
김인회 지음 / 준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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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의 미래 '좋은 삶

 

제목과 목차만 봤을 땐 지루한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윤리란 무엇인가, 윤리의 역할, 현대사회와 윤리와 같은 문장은 고등학교 윤리과목 교과서와 매우 흡사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저자인 김인회 교수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차분해지면서 집중력 있게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학생 때 배웠던 공리주의와 칸트주의도 기억나고 최근 개봉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공장에서 검은 폐수를 유출하는 것을 목격한 자영도 생각났다.

윤리는 법조인이나 의료인 등 전문가 윤리의 규칙, 법률 준수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드러난다. 그것은 윤리의 가장 낮은 단계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예의와 공손, 품위와 같이 타인과 접촉할 때의 태도다. 혐오범죄나 온라인상에서 익명으로 악플을 다는 것들은 이 두 번째 단계의 윤리를 파괴하고 있다. 존중과 공감과 같은 세 번째 단계의 윤리는 상대를 포함한 사회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치안을 제외한다면 사회적 신뢰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저자는 말했다. 특히 정치를 둘러싼 계급과 계층 간 신뢰 수준은 갈등관리 기구가 필요할 정도다. 윤리의 네 번째 단계인 정체성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자유가 언급되는데 한국정치도 대부분 정체성 과잉으로 갈등이 빚어졌다. 독단적이고 위험한 과잉 정체성은 인간을 흉기로 만들 수 있다! 윤리의 최종 단계는 자비와 사랑 등 영적 가치와 연결되어 있는데 불교의 십선업, 기독교의 십계명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듯 여러 단계에서 여러 얼굴로 작용하는 윤리는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특히 단기주의를 확대하는 정치의 모습은 대통령 지지율에 목숨을 걸고 극단적인 단기성과를 요구한다. 포퓰리즘은 국회의 실패를 의미하기에 현재 국회는 성폭력 범죄, 혐오범죄 등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는 등 엄벌주의 법률을 만드는 중이다. 이것 또한 단기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로 구성된, 윤리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윤리라는 추상적 사상과 용어를 역사와 현실에 기반하여 자세히 풀어쓴 이 책을 모두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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