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머리를 펼쳐라
이연 지음 / 한솔수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꽃머리를 펼쳐라

 

얼마 전 신년다이어리를 사고자 광화문 교보문고를 들렀다가 어린이신간도서 코너에서 <불꽃머리를 펼쳐라>가 꽂혀있는 걸 발견했다. 곧 서평도서로 쓸 책이라 무척 반가웠다. 비닐포장이 되어 있어 내용은 볼 수 없었지만 며칠 뒤 배송 온 이 책은 나의 예상을 뛰어 넘는 매우 재미있는 책이었다! 표지부터 초코 케이크와 같은 갈색 배경에 꽂혀있는 듯한 다섯 개의 초들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제목이 심상치 않다. 익살맞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지닌 색색깔의 초의 입장이 되어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 쓴 그림책은 처음이었다.

 

이들은 마법 머리카락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이 머리카락에 불이 붙으면 아주 멋진 불꽃머리를 펼칠 수 있다. 어릴 적 보았던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의 불꽃슛과 그의 헤어스타일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초들은 그 불꽃을 위해 갖가지 노력을 불사한다. 검은콩같이 머리카락에 좋다는 음식은 다 챙겨먹고(점점 숱이 없어지시는 아버지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1단계 미풍부터 4단계 태풍에 이르기까지 강도에 따른 바람에도 끄떡없는 머리카락을 위하여 극기훈련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마치 결전의 날을 위해 준비하는 운동선수들 같았다.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이 책을 보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윽고 케이크에 꽂힐 이들이 선정되고 그들이 바라던 불꽃머리가 펼쳐질 순간이 다가왔다! 아이가 생일초를 있는 힘껏 후~하고 불자 초들의 불꽃머리는 하나둘 꺼져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불꽃머리 스타일을 시전한 생일초들의 모습이 멋지기까지 하다.

 

책은 작가만의 유머와 상상력을 더해 생일초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초등 교과와 연계되어있으며, 불꽃머리 축하카드를 만들어보는 키트도 함께 들어있다. 이연 작가님의 또 다른 그림책이 기대된다. 이와 같이 일상 소재 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그림책이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