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업에서 감정노동이 발생한다 - 감정노동 직업군의 정의
윤서영 지음 / 커리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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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업에서 감정노동이 발생한다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거북스럽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왠지 을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어 같기도 하고 말이다. 선진국은 법률용어로 감정노동 대신 직장 내 스트레스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감정노동과 직장 내 괴롭힘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말이다. 많은 학자들이 거의 모든 직업에서 감정노동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감정노동해결연구소의 원장으로 이 책을 쓴 저자는 감정노동 직업군의 정의부터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감정노동의 직업군에 이르기까지 10년의 연구를 책에 담아 알려주었다.

 

사실 웃어야 하는 것만이 감정노동이 아니다. 많은 서비스업, 이를테면 백화점 점원이라든지 승무원 같은 직업군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저자는 내 진짜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모든 상황이 감정노동이라고 정의했다. 책에선 30가지 정도의 직업을 예로 들어 감정노동을 많이 수행하는 종사자를 보여주었다. 주로 많은 고객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었고 인생에서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출산, 죽음 등)과 연관된 직업이 많았다. 이런 공통점을 가진 종사자를 보면 객실 승무원, 고객 상담원, 응급구조사, 사회복지사, 경찰, 유치원 교사, 스포츠 매니저 등이었다.

 

이 책에서 신선했던 것은 중립적 감정노동에 관한 부분이었다. 정서적 중립을 요구당하며 객관적,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 또한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별도로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했다. 대표적으로 판사, 장의사, 심판, 의사 등이 있었다.

 

책은 각종 도표와 그림 등 참고문헌을 많이 실어 전문적이며 신뢰성 있는 정보를 많이 보여주었고, 이해하기 쉽도록 대화체의 문장을 삽입해 실감나는 사례를 제시했다.

 

나를 비롯해 내 주변엔 긍정적 감동노동 직업군이 많았다. 교사나 심리상담사가 몇 있다. 대부분의 교사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상황에 노출된다. 문제아를 통제하는 상황을 제외하곤 말이다. 이를테면 학생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것, 열정을 학생들에게 드러내는 것 등이다. 친절하게 수업하고 학생들과 즐겁게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주를 이뤄야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교사도 중립적인 감정노동의 일환으로 개인감정을 숨기거나 위험한 실험을 할 땐 긍정적 감정을 숨겨야 하고, 부정적인 감정노동으로 때론 학생을 엄하게 지도하는 상황도 생긴다. 이처럼 다양한 감정노동을 표현하는 직업은 감정노동이 더 높게 나타나는 특성을 지닌다. 교사도 감정노동보호매뉴얼대로 극한상황에 대한 훈련을 받고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참혹한 범죄현장 등 다양한 외상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직업군인 경찰도 극심한 감정노동으로 심리적 고통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 이들에게 적절한 심리치료가 없다면 우울, 강박이나 불안감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웃음치료와 같은 방안이 있는데, 실제 행복한 상황은 아니라도 행복하다고 뇌를 속여 도파민을 촉진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있지만 아직도 감정노동직을 서비스직으로 한정해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빨리 동일한 보상기준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일을 하며 감정노동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이것을 해소하는 방안은 반드시 알아두고 적용해야 하겠다. 모든 직업 안에 정신건강을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이 개발되길 바라며. 저자의 바람대로 감정노동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갖게 되어 알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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