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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려면
꼼꼼 지음 / 냉이꽃 / 2020년 10월
평점 :
눈이 오려면
‘하늘에서 눈이 어떻게 내릴까? ’란 질문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으로 대답해주는 매우 재밌는 책이었다. 펠트지와 형형색색의 실로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해 만든 캐릭터들이 돋보였다. 눈할머니와 하늘을 나는 고양이, 부끄럼쟁이 악어, 방귀쟁이 코끼리, 춤추는 돼지, 부지런한 생쥐, 웃는 오리가 함께 만드는 눈은 어떤 모습일까? 모두 모여 신나게 춤을 추고 서로를 꼬옥 안아주며 행복하게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야 신나고 행복한 눈이 내리기 때문.
눈은 연못의 물을 살짝 얼리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얼리는 방법은 그들의 날숨과 방귀다. “휴우우우, 푸푸, 뿌와왕~” 등 아기가 좋아하는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그림책 속에 녹아들어 있다. 물이 얼면 김밥을 말듯이 영차영차 힘차게 말아준다. 생쥐는 제 몸집보다 훨씬 큰 물을 마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동글동글, 땡글땡글 예쁘게 말아 볏단처럼 묶어두고 눈할머니 창고에 있는 가루눈, 싸라기눈, 함박눈, 소나기눈 모양의 커다란 체와 오래된 눈을 모아둔 눈 항아리를 보았다. 가루눈의 체는 매우 촘촘했고 소나기눈의 체 모양은 큼직한 동그라미 구멍이 뚫려있었다. 눈할머니는 첫눈으로 토실토실한 함박눈을 내리기로 결심한다. 얼음을 펴서 항아리 눈을 솔솔 뿌려 체에 거르면 소록 소록 솜같은 신나고 행복한 눈이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눈을 만들고 내리는 과정이 너무나 신선했다. 0~3세 유아들이 좋아할 그림책임에 틀림없다.
곧 겨울이다. 찬바람이 불고 있고 다가올 성탄절엔 눈할머니의 함박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동물들과 열심히 만든 눈임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