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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개인적으로 겁나 좋아보였던 직업이 플로리스트와 커피숍 운영자였다. 특히 여성이라면 꽃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문직 종사자가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똥손인 난 거리가 멀어보였다. 두 번째 언급한 카페 주인은 그렇게 여유롭고 내적으로 충만해 보일 수가 없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언젠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이왕이면 내가 사장이 되어 커피숍을 운영까지 한다면 금상첨화이리라. 요즘은 가정에서도 커피머신을 사서 믹스커피와는 또 다른, 맛 좋고 향 좋은 커피를 만들어 먹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그래도 커피숍의 수요는 나날이 늘어만 가는 것 같다. 프랜차이즈에선 찾을 수 없는 개인 카페만의 달달하고도 소박한 그 분위기가 너무 좋다. 특히 고풍스러운 매력 또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매력, 아니면 매우 자연친화적인 매력을 가진 전국의 개인 카페들을 방문했을 때 느낀 그 감각적인 공간은 또 다시 방문하게끔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서평 <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은 참 신선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저자가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가 적힌 에세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산! 이 책은 퇴사한 뒤 카페 사장이 되기로 결심한 저자가 창업을 하고 운영을 한, 실용적인 노하우가 한데 모여 있었다. 벌써 4년차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으며 예비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창업 지식과 커피 지식들을 이 책에 녹여냈다.
인천 계산동 뒷골목에 10평짜리 카페를 창업한 저자는, 언젠가 꼭 카페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독자들에게 당부했다. 일단 여러 카페를 탐방하며 많이 먹어보아야 한다고. 카페에 들어가 인테리어 구상도 하고 본인의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고 말이다. 그리고 중요한 커피맛! 기본적인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는 꼭 먹어볼 것. 카페마다 다른 커피 맛의 차이를 감지하고 개업 후 프로처럼 에스프레소를 내리려면 말이다.
책은 공사계획의 도면부터 파이프 작업 사진, 데코타일의 바닥 등 인테리어 공사 전반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작업대의 높이 등 주방 설계도 중요했다. 수많은 커피 머신 중 어떤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도 잊지 않았다. 카페 이름과 로고, 가구와 소품을 비롯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메뉴 선정에 이르기까지 카페 운영의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담았다.
자신은 꽤나 내향적인 사람인데도 좋아하는 이 일을 하다 보니 훈련이 되어 어느 정도 외향적인 사람이 되었다는 소회도 적었다. 카페 분위기와 커피 맛만이 능사가 아니다. 카페 사장은 손님을 응대하는 데 있어 수양의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혼자 산 속에서 갈고 닦는 대신 많은 사람들을 겪으며 훈련되고 그 곳에서 얻는 깨달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단지 직장생활이 고되어 커피숍을 차려볼까? 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아서라고 말하고 싶다. 독자로서 책을 읽으니 분명 매력적이지만 쉽게 덤벼서는 될 것이 아닌 것 같다. 충분한 사전 준비와 함께 자영업의 장단점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겪은 좋은 정보를 아낌없이 전해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