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수업 -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부부 심리학
송성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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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수업

 

<안나 카레니나>에선 이런 문장이 나온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이 말은 오늘 서평도서의 부제와도 같았다.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부부심리학인 이 책은 다양한 임상 진료와 상담 경험을 기반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중인 저자의 글이라 부부관계의 레시피를 정리한 탁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목차를 넘겨보니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부부 애착이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징후라든지 부부를 위협하는 6번의 시기, 관계를 회복하는 14가지 원칙, 게다가 부부 관계를 종료해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까지 저자는 친절하게 말해준다. 부부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때론 남보다 못할 정도로 먼 심리적 거리를 갖고 있다. 갈등을 회복하는 방법을 쉽게 제시하여 이 멀고도 험한 부부 사이를 좁혀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 성향은 갈등 상황이 생기면 일단 큰 소리 나는 게 싫어서 조근조근 얘기하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회피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다혈질이며 성격이 급한 신랑은 그 자리에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으면 못 참는 스타일이다. 결혼 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남녀가 함께 살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붉어지는 문제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입장도, 관점도 모두 다르기에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다. 하지만 나만 참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불편한 상황에 침묵한다면 배우자는 나의 고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불만을 숨기는 게 미덕이라 여겼던 내 착각을 내려놓고 함께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았다. 책에선 14가지 원칙에서 그것을 제시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와의 애착도 중요하지만 부부 애착은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것 같다. 아이는 항상 부모를 보고 자라는 거울이므로 부부의 견고한 애착 관계는 자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손상되는 여러 징후를 살펴보면, 비교하며 상처주기, 의심할 만큼 미심쩍은 느낌, 달라진 말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두 번째 미심쩍은 느낌은 배우자의 외도가 의심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사실 그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기에 아는 것이 힘인지, 모르는 것이 약인지 정답은 없다. 분명한 것은 애착이 손상되면 모든 상황을 더욱 부정적인 관점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시기별로 부부를 위협하는 내용도 살펴보니 결혼1~2개월 전부터 임신, 출산, 폐경, 퇴직 이후 등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 뒤엔 제일 중요한, 이 책의 핵심인 회복의 법칙들이 나열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과거가 내미는 손을 뿌리치기> 법칙에 눈이 갔다. 부부 내면에 남아있는 과거 자신들의 모습에 무력해지고 현재의 노력마저 멈추게 하는 과거의 집착은 하루 빨리 뿌리쳐야 한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긍정적 변화를 도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혼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을 통해 전했다. 이혼은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 자녀의 인생까지 모두 베팅하는 선택이라고. 그렇기에 미워도 다시 한 번, 이혼 전 반드시 부부 치료를 받기 권한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사실만 가지고 이혼을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배우자의 내면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꽤나 힘든 여정이며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새겨들어야 할 내용 같았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국내 최고 부부 심리 전문가들이 강력 추천한 책이니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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