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 + 필사노트 - 전2권 - 시집에 향기를 입히다, 시와 그림과 꽃향기, 강원석 시집 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
강원석 지음 / 아트앤아트피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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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

 

  요즘 하늘을 보면 참 높고 푸르다. 가히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계절이 주는 아름다운 자극은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한다. 특히 가을은. 여섯 번째 시집을 펴낸 시인 강원석님은 물감을 엎질러 놓은 듯 한 파란 하늘, 마음을 들켜 버린 소녀의 얼굴처럼 붉어지는 나뭇잎과 같이 우리의 일상을 참 감각적인 시어로 표현해놓았다. 가을은 또한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봄과는 짙은 색의 이파리를 보면 우리네 마음 또한 발그레 물드는 것 같다.

 

  시집에 시만 덩그러니 놓여 있으면 쓸쓸해 보이기도 할 텐데 이 시집은 따뜻하고 예쁜 삽화가 함께 들어있다. 수채화같이 물을 가득 머금은 일러스트는 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림은 젠아르떼라는 필명을 가진 이유리 작가님이 그려주셨는데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적혀 있어 찾아가 그림을 좀 더 감상하고 싶었다. 강원석 작가님은 가수 추가열, 변진섭 등의 노래로도 그의 시를 발표했다. 이 시인의 특징은 부드러운 표현, 감성적인 묘사, 수채화 그리듯 시를 쓴다는 것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시가 표현하는 장면이 눈에 그려진다.

 

  책의 제목과 같은 시 <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를 읽어보니 시 구절 중에

내 눈에도 나비 눈에도 그녀는 정말 꽃인가 봅니다란 문장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화자의 눈에 비친 그녀가 꽃과 같아 나비가 착각하고 다가올 것만 같다니. 얼마나 화사하고 예쁠지, 생각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외롭고 쓸쓸한 감성도 느껴지는 계절이다. <마음 어느 모퉁이에>를 보니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 그 자리에 그리움이 한 더미 쌓였습니다란 구절이 눈에 띄었다. 그리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형체 없는 감정을 물질화 하여 무언가 고이고 쌓인다는 시각적 설정은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더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시는 대부분 짧았는데 노래 가사처럼 흥얼거리게 되는 시도 있었다. 내 나름대로 음을 붙여 노래를 만들어보니 왠지 작곡자가 된 기분 같기도 하고. <외로운 밤 그리운 너>라는 시는 그리움으로라는 시를 부분 인용하여 TV 드라마 ost “그리운 사람에게의 노랫말로도 쓰였단다.

 

  시의 소재는 주로 꽃이었다. 모질게 피어나는 한 송이 꽃, 고운 자태를 잃지 않고 강인하게 세파를 헤쳐 나가는 꽃, 그런 꽃을 보며 인생을 느끼고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는 시인 강원석님은 이 하나의 사물을 가지고 수많은 표현을 할 수 있는 시인이었다. 이 시집을 통해 부디 꽃처럼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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