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팀장생활 - 대기업 팀장 ‘케이’의 일기로 훔쳐보는
김준학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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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팀장생활

 

  대기업의 팀장이 된다면 어떨까? 뿌듯함? 의기양양? 생각보다 외로움? 고단함? 그 자리에 있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회사라는 조직생활을 하면서 마주한 상급자, 팀장의 생존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 이 책은 국내 최대 통신사인 KT그룹 본사 사업부서에서 팀장직을 제안 받고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경험한, 생생한 에피소드를 담아낸 저자 김준학님의 책이다. 그는 2018년 동아일보에 차장이 팀장이 되어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기사의 주인공이었다. KT내 팀장 대부분이 부장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성공한 회사원의 무용담? 혹은 자화자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저자는 생존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관리자가 빨리 되어 과연 좋은 점만 있었는지는 긍정적으로 답하기에 망설여진다고. 4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컨설팅 부서에서 나름 실무직원으로 잘 지내다가 팀장 자리 제안에 훅 넘어갔다는 저자는, 가시밭길 같은 조짐도 눈에 보였지만 본사의 팀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냉정한 판단력을 잃었었다고. 사실 업무를 모르고, 사람을 모르고, 조직을 모르는 이른바 3상태에서 팀장들의 정글로 발을 들이니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팀장에서 임원으로? 아니 다시 팀원이 되었다. 이 책은 내 또래 회사원들이 읽기 적합한 책 같았다. 삼사십 대 회사원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케이라는 가상 인물의 팀장생활을 보며 픽션을 가미해 작성된 내용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어느 정도에 있는 듯 한 이 책은 일기형식이나 대화형식의 글로 시작한다. 마음의 날씨까지 기록되어 있으니 팀장이 되어 느낀 감정이 낱낱이 드러나는 듯하다. 케이같이 규모가 큰 기업은 보고가 넘쳐났다. 속담을 빌려 표현하자면 가난한 집 제사처럼 돌아오는 업무 보고였다! 그의 주간 스케줄(상시회의:운영) 표를 보니 매일같이 업무보고, 미팅, 전략회의, 코칭 등 각종 보고와 회의가 넘쳐났다. 회의하려고 회사에 다니는 건지 착각이 들 때도 있었다고. 팀원의 입장으로선 회사에 불필요한 탁상공론 같은 회의가 왜 이렇게 많을까? 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간혹, 아니 자주.

 

  인사평가 시즌은 팀장에게 가장 괴로운 시기라고 했다. 함께 동고동락한 팀원들을 회사가 정한 기준에 맞춰 무 자르듯 평가하는 일은 참 고역이겠다. 팀장 입장에선 가능한 함께 일한 직원들을 끌고 계속 가고 싶지만 팀장이 팀원을 진심으로 대하더라도 팀원 모두가 그 진심을 받아들이진 않는다. 게다가 누구나 본인의 성과 이상의 평가를 받기 원하는 욕심이 있으니. 면담 과정에서 본심을 드러내는 부장을 보고 초보 팀장 케이는 직원들의 태도에 놀랐고(노골적인 뻔뻔함?), 자신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책은 챕터 말미마다 케이의 한마디를 삽입해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또한 ‘tip’ 코너를 두어 유형별 문제 직원 관리법이라든지 자기관리 잘하는 팀장소리 듣는 법, 95학번이 95년생과 일하는 법같은 실용적인 조언 또한 실어놓았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뒤따르는 z세대인 이 후배세대를 잘 이해해야 할 것. 이들은 워크호스, 즉 실무자로서 한창 일을 열심히 하는 일꾼이기에 팀장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코칭, 협업하느냐에 따라 팀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파트 1이 초보팀장 케이의 좌충우돌 팀장 적응 일기를 다뤘다면, 파트 2에선 팀장의 생존을 위한 관리 노하우를 제공했다. 그것은 마음, 소통, 사람, 성과관리였다. 독자로써 부족한 부분부터 발췌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 읽어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하는 성격이라면 마음관리를, 인맥에 관심이 많다면 사람관리를 찾아보는 것이다. 우리 회사 팀장님도 중간관리자로써 매우 힘들어 보인다. 작년에 팀장으로 승진하시고 한해는 매우 의욕적이었으나 올해는 코로나때문인지 그것과는 상관없는 팀장생활의 애환 때문인지 많이 다운되어 계시다. 간접적으로나마 이 책을 통해 팀장님의 뇌구조나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애잔했다. 어찌됐건 이 팀장 생존기를 통해 팀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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