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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글쓰기 - 일상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만만한 글쓰기 요령 40
센다 다쿠야 지음, 이지현 옮김 / 책밥 / 2020년 8월
평점 :

무적의 글쓰기
난 오늘도 꽤 많은 글을 썼다. 글이라고 하기도 뭣한 것이, 기존에 썼던 기안문을 복사해서 날짜와 장소, 대상만 바꾼 기안문이 태반이었다. 그리고 한 두 편의 서평, 성경을 읽고 큐티 묵상한 뒤 적은 내용, 일기 정도가 전부였다. 후자는 나름 글쓰기를 하며 사적인 영역의 즐거움을 느끼는데 전자는 비즈니스 글쓰기라 그런지 경직되고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인지 방법을 잘 몰랐다. 이 책에선 비즈니스 글쓰기부터 사적인 글쓰기 노하우, 더불어 프로작가가 쓰는 글의 메커니즘까지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문필가로서 독립한 지 10년이 되는 해를 맞이한 저자는 이번 책을 158번째로 써내면서 꾸준히 출판해왔다. 독자에 따라 천차만별인 글쓰기 수준이겠지만 글로 먹고 사는 프로 수준의 실력까지 습득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끌어올려주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대로 난 이 책을 탐독했다.
하다못해 sns의 단어, 한 문장 등 무언가를 쓰며 살아가는 우리다. 그만큼 글은 우리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단일 터. 이왕이면 잘 쓰고 싶다. 쉽고 편하게 즐기면서 쓰고 싶다! 저자는 맨 첫 장부터 일갈했다.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범인은 바로 당신이라고. 졸업할 때 쓰는 논물이랄지, 취업할 때 쓰는 자소서 등 우린 첫 문장부터 헤매며 글쓰기를 회피해왔다. 의욕이 앞서서다. 우린 글을 쓸 때 무엇보다 의욕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내가 아는 선에서, 짧게 글을 써보시라. 결혼식 축사처럼 길고 지루한 글 대신 간결하고 부담 없이 글을 쓰는 것이 모든 글쓰기의 출발점이란 사실!
인터넷 기사를 보면 간혹 발견되는 오타와 함께 문체가 통일되지 않는 치명적인 실수를 볼 수 있다. ‘~이다’, 와 ‘입니다’ 가 혼재된 글 말이다. 반말을 하다 갑자기 존댓말을 하는 격이다. 어디서 문장을 발췌해 베낀 흔적 같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리 구성 요소가 뛰어나도 문장 끝맺음의 통일성이 없다면 하찮게 취급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좋은 글이란 ‘알기 쉬운 글’ 이라고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글은 사람도, 돈도 기피하게 되어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요령은 이것이다. 한 문장의 길이를 가능한 한 짧게 하고 한 페이지마다 문자수를 가능한 한 적게 하며,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문장을 구사하는 것. 현학적이고 젠 체하는 글들은 딱 질색이다.
반면 프로작가들은 독자를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한다고 한다. 무결점의 글은 누가 읽어도 시시하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글은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잘 팔리는 책은 열혈팬 못지않게 안티팬도 대량 발생한다. 무난한 글보단 상대의 영혼을 뒤흔드는 매력적인 글을 써야 한다고 저자는 말했다. 모두에게 기분 좋은 글보단 설령, 반응이 예상과 빗나가더라도 자신의 진정성 있는 생각을 관철시키는 글이 좋은 글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자네 글은 날카롭더군.” 이라는 말을 칭찬으로 여긴 이유 중 하나다.
이 책은 제목답게 무적의 글쓰기 요령을 가르쳐준다. 챕터별로 1~2장을 넘기지 않으므로 짧게 속독하며 습득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모든 순간이 만만해질 때까지 글쓰기 요령을 실천하며 써보자. 오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