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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 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9월
평점 :
뭐부터 읽어야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내가 평소에 읽는 책들을 살펴보니 거의 자기계발서나 심리학도서가 많았다. 종종 육아를 위해 읽는 유아그림책도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편식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많은 애서가들이 증언하건데, 인간은 ‘소우주’ 인데 책이 나를 도울 수 있는 가이드가 될 순 없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즐겨보는 자기계발서는 영어로 ‘스스로 돕는 책’ 이라고 한다는데 저자는 모든 책을 ‘자기계발서처럼’ 읽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 중에서도 고전을!
방대한 두께와 심오한 철학에 책을 펼치기 두려웠던 분야가 고전이었다. 저자는 일단 영원이 못 읽을지도 모르는 두꺼운 고전은 접어두고 수십 페이지에서 300페이지 안팎 분량의 얇은 고전을 읽어보자고 조언한다. 한나절이면 독파할 수 있는 고전들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 중 내가 다행히(?) 읽어보았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라든지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등 비교적 적은 분량이지만 감동은 반비례해 무지 컸던, 그런 고전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괜히 신이 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펼쳐보았다.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존재는 없다’ 며 문장을 시작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원제는 <주는 나무>였다. 우리나라에서 변역할 때 원제의 의미가 강화되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청년이 되어, 중년과 노년이 되어 나무에게 찾아왔을 때,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적어도 그루터기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 책은 주일학교가 사랑한 책이기도 했는데 온 인류를 위해 아무런 죄도 없는 예수가 간 희생의 길을 예시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환경윤리를 가르치는 교재로도 활용되며 복지국가의 폐해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책이라고 독해하기도 한다. 시각에 따라 참 묘하다. 사실 저자 실버스타인은 ‘아무런 메시지가 없다’ 는게 그의 입장이었는데, “결말이 꽤 슬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해석은 각자의 몫이겠다. 그는 편집자가 자신의 글을 고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종이 질이나 폰트까지 꼼꼼히 챙기고 하드커버를 고집한 그였다. 그의 또 다른 책 <다락방의 불빛>과 <골목길이 끝나는 곳>은 아직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 아끼는 책이다.
이와 같이 어린이의 눈으로 오늘을 살아갈 힘을 발견했다면, 철학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 기술이라든지 일상을 단단하게 만드는 삶의 기술을 소개한 고전도 있었다. 매슨 피리의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양보한다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했다. 논리로 무장한 나쁜 사람이 위험한 이유가 그것이다. 매슨 피리는 생경한 라틴어로 이름을 붙인 오류를 최대한 재미있고 유머 있게 설명하며 논쟁술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큰 생각을 위한 작은 책이라는 부제로,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끝까지 남겨두고 싶은 책들을 소개한다. 두께에 압도되어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책들 속에서 얇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책들로 확실한 성취감을 느끼며 인생의 방향을 바꿔보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