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 있었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이지니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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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있었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느끼기엔 시나 산문집만한게 없다.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천천히 읽을수록 와닿는 느낌이 여느 장르와 다르다개인적으로 수필을 좋아하는 나는 종종 이런 산문집을 일부러 찾아 읽는다. 이번 서평도서는 방송작가 이지니님의 산문집으로 그동안 쓴 글들 중 80여 편을 모아 엮었다고 한다. 제목과 같이 힘듦의 시간이 훗날 선물, 축복, 사랑으로 변할 거라는 기대로 함께 선한 기운을 느껴보자.

 

  저자의 특유 감성을 담백하게 담아냈다고 소개된 이번 산문집은 인생과 나아갈 꿈, 사람과의 관계, 지난 추억이라는 소재를 통해 독자가 긍정으로 세상을 마주하길 바라고 있었다. 차갑고 어두운 현실이 되레 축복임을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도전적이고 위로가 되는가. 지금의 현실만 해봐도 그렇다. 코로나19로 대다수가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경제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심하게는 당장 건강에 위협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를 보는 시각에 따라 우리가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긍정도 노력이 필요함엔 틀림없다. 눈앞의 상황이 어두워져 부정이 고개를 내밀 때마다 얼른 긍정을 소환한다는 저자는 입 밖으로 서러움을 내뱉지 않는다. 그것은 고통이 가중될 뿐이기 때문이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건 대단한 내공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기적은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아무에게나 일어나진 않기에 매사를 감사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전제되어야 기적도 찾아오는 것이리라.

 

  저자는 내 길을 가려면 달라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퇴근 후에 하는 일들을 나열했다. 성경 한 장 읽기, 글쓰기, 책읽기 등이 그것이다. 난 그것을 출근 시간에 하는데 역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야 후회도 없고 발전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꿈으로 가는 길은 마치 신발 때문에 발뒤꿈치가 벗겨지고 쓰라리고 결곡 굳은살이 피는 과정과도 같다.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힘들다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삶의 굳은살을 보았을 때 비로소 꿈과 마주할 수 있으니!

 

  아빠의 휴대폰에 10여 년 전 우리 가족사진이 저장되어 있었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다들 얼굴도 팽팽하고 매우 젊..! 훗날의 내가 지금의 나를 또 그리워하는 날이 오겠지. 그리하여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지금의 자리를 감사해야 되겠지. 저자도 느꼈다는 그 깨달음에 나 또한 동감하며 시간이 가면 더 많이 장착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과 따스함으로 인생을 대면해야겠다. 나에겐 어떤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을 견고한 모래성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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