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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때, 심리학 - 불안, 걱정, 두려움과 이별하는 심리전략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불안할 때, 심리학
내가 지금껏 살면서 제일 불안했던 순간 두 번을 꼽자면 첫 번째는 삼수째 도전하는 국가시험 당일날이었다. 시험시간 30분을 앞두고 난 결국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말았다. 시험이 시작되고도 손이 덜덜 떨려 한동안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는 내 수준에서 거금이 든 핸드백을 놓고 왔던 때다. 쇼핑을 하다가 물건을 보고 걸쳐보고 하다가 가게를 나왔는데 내 손에 핸드백이 없는 것이었다! 그걸 알 순간 얼굴이 급격하게 창백해지고 심장은 미친 듯이 쿵쾅대며 뛰었다. ‘제발 제 자리에 있어야 되는데!’ 라고 외치며 번개처럼 그 장소로 다시 되돌아가보니 너무나 다행히도 가방이 ‘나 여깄어!’ 하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맥이 풀리며 모든 신체가 이완되는 느낌이 들었다. 긴장이 풀린 것이다.
내 불안을 인정한 순간 난 내 힘으로 무언갈 하기에 너무 버거웠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불안한 이유를 파악하고 그것에 보다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특정 상황에서 왜 불안을 느끼는지 그것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누구나 크건 작건 불안을 느껴봤을 것이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마치 언어를 학습하는 것과 같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불안대처법이 말이다. 이 책을 워크북처럼 생각하고 읽어 내려가며 밑줄을 긋고 수업을 하듯 설명을 하고 기록을 해보면 우린, 불안에 대해 좀 더 많이 파악할 수 있다. 목차에는 불안의 본질부터 해소를 위한 기본 8단계를 소개하며 특히 매우 익숙한 용어인 공황장애와 사회공포증에 불안의 형태와 대처전략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긍정의 힘을 통해 상상연습과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연습을 해야 함을 조언한다. 총 17장에 걸쳐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 저자는 여러 사례와 질문을 통한 평가, 단계별 활용사례, 각 상황에 적용 가능한 팁 등을 열거했다. 특히 가장 오래된 불안 극복 전략 중 하나인 ‘체계적 둔감법’ 이 인상깊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동적으로, 또는 비합리적으로 특정 자극에 공포로 반응하도록 훈련되있음을 착안하고 인간은 불안과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느낄 수 없다는 방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 외에도 걱정하고 있는 것을 모두 기록해보며 개연성을 검토하고 긍정적 모델을 찾는, 걱정하는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나 예기불안을 예방하는 12단계 전략 등 다양한 심리치료가 소개되어 있다. 불안을 극복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 책에서 언급한 방법들로 효과를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