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책 읽기 마음을 훔치는 글쓰기
허지영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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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책읽기 마음을 훔치는 글쓰기

 

  아마 내가 초등학교 1~2학년쯤 되었을 거다. 엄마가 큰 맘 먹고 아동전집을 사주셨다. 방문판매였고 한국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2질이었다. 생활비를 쪼개고 쪼개 12개월 또는 24개월 할부로 구매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빠에게 생활비를 받아쓰던 엄마는 할부지만 어쨌든 아빠에겐 비밀로 했다. 최대한 늦게 알길 바라셨던 것 같다. 난 평소 갖고 싶었던 책들이 넘쳐나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아빠에게 쪼르르 달려가 세계문학전집 한권을 집어 들고 자랑했다. 아빤 단행본이 아니라 전집임을 확인하곤 엄마에게 당장 환불하라고 말했다. 잘은 몰랐지만 그 할부를 감당하기에도 벅찼던 형편 같다. 결국 합의를 보고 한국문학전집만 남기고 나머지 한질은 반납했다. 아빠는 그 날부터 매달 한 번씩 서울에 있는 종로서적에 나와 동생을 데리고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이며, 작은 아씨들, 나폴레옹 등 다양한 책들을 한권씩 사주며 서점을 구경시켜 주었다.

 

  엄마와 아빠는 모두 책을 좋아했지만 나에게 제공하는 방식은 달랐다. 어찌됐든 두 분의 노력 덕분에 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다. 곧잘 글짓기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라디오 사연에 당첨되는 일이 잦았으며 이렇게 서평을 쓰는 낙으로 살았다. 오늘 서평도서를 읽어보니 책은 나를 가장 나답게 해주는 도구이자 무기임을 느꼈다. 난 책을 읽으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소모하며 희열을 느낀다. 혹자는 몇 권씩 쌓여있는 서평도서를 보며 나에게 왜 사서 고생을 하냐는데, 난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나에겐 책 읽기가 숨통을 틔우는 것이었기에.

 

  육아를 하면서 도저히 책을 손에 잡을 수 없었다. 난 복직하며 겨를이 있을 때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에 집중했다. 그것은 일기나 서평, 공모전을 가릴 것 없이 다양했다. 이 책에선 쓴다는 것이 나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얘기했는데 200% 동감한다. 난 글을 쓰며 지금의 삶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는 동안은 설명할 수 없는 충만한 감정 속에서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내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혼자 하는 외로운 작업이지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자신을 응원하며 써야 한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블로그나 인터넷 게시판 등 매체는 다양하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나를 더욱 사랑할 수 있을 거란 말에 기분이 상쾌해졌다. 저자가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을 열거해놓아 몇몇 도서에 밑줄을 그어 찾아보았다. 끊임없이 배우고 깨달으며 성장하는 인생 여행법에 기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며, 러시아 드라마 전쟁과 사랑’,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등 다양한 책과 영화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책을 만나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해 자유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집어 들어보자.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샘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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