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이 느린 하루라도 괜찮아!
이안정 지음, 이호숙 그림 / 바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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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이 느린 하루라도 괜찮아!

 

고운 시들과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질문들이 다양한 글꼴로 눈을 사로잡는다. 화사한 꽃들은 유화로 수채화로 거듭나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기도 했다. 단순히 시와 일러스트가 삽입된 시집을 넘어서 라이팅북의 역할도 했다. 필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쪽면이 비워있기도 했고 독자의 담백했던 하루가 궁금하다고, 언제 어른이 되었음이 궁금하다고 나의 생각을 적기 원하는 페이지도 제법 있었다.

 

글쓴이와 그린이는 중학교에서 국어와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이다. 교육현장의 일선에 계신 분들이라 아이들과 직접 교감하고 그 속에서 배우고 성찰하는 삶이 이렇게 문학으로 살아났다. 문학은 현재 살고 있는 삶 그 자체이기에 자신을 자신이 더 사랑하고 아껴줘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글과 그림으로 다가왔다.

 

역시 시의 아름다움을 안다면 평범한 날들조차 색다르게 보일 것이다.

시라는게 일상에서의 날것을 세심히 관찰하여 꽃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에 많이 그려져 있는 유화 또한 우리의 삶과 비교해볼 수 있다. 붓터치를 더하고 더해 새로운 색으로 밑바탕을 그릴 수 있다. 몇 번이고 말이다. 그 실패에 모든 걸 걸고 좌우되지 않는 인내와 끈기를 가져본다면 처음과는 전혀 다른 유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네 삶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다시 그 위에 덧그리면 된다!” 고 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자.

 

어릴 적엔 직선그리기 연습을 했었다. 연필을 처음 쥐던 시기였다. 하지만 내 손은 내 맘과 다르게 삐뚤빼뚤 엉뚱하게 빗나갔다. <때로는 직선 가끔은 곡선>이란 시에서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겨우 우리가 이해하는 것 밖에 이해할 수 없는 경계

(중략)

삐뚤빼뚤 불안함 속의 완벽한 우리의 인생

단 하나의 별을 보고 싶다면

지금의 어둠이 그대의 가장 빛나는 밤하늘

그것을 넘어본 적 있는 사람만이 선 밖을 채울 수 있다.

 

시는 대개 짧지만 강렬하다. 책은 홀로서기를 응원하며 여러 시어들로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 힘을 불어넣어준다. 삶이라는 경쟁에서 겁내고 있다면 이 에세이를 들여다보자. 피고 지는 건 내가 아니라 꽃이니까. 그저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느린 건 문제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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