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 연약한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내는 셀프 심리학 자기탐구 인문학 2
김혜령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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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난 내가 꽤 평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오산이었다. 내 주변에 기분이 상할 만한, 상처가 될 만한 일들이 크게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지 외부 환경에 난 너무나 잘 흔들리는 연약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크고 작은 여러 일들을 겪고 일어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더 단단해졌을지 경외심마저 든다.

 

  날 힘들게 하는 외부 요건은 아무래도 인간관계가 팔할을 차지하는 것 같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타인의 말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 상처받는 내 모습이 안쓰러워졌다. 내 마음인데 왜 내 뜻대로 안될까? 왜 휘둘릴까? 책은 말한다. 자기 마음의 안부를 물어보자고.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넘쳐나는 생각 속에서 짓눌리고 격한 감정에 휩싸이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편안하고 유연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저자는 작가이기 이전에 상담심리사이자 명상 심리전문가여서 이 책 곳곳에는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한 인지치료, 수용전념치료, 불교심리학에 대한 내용이 녹아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을 서술했다기보다 일상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더 무게를 두었다고 하니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크게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장은 마음의 작동 원리를 통해 사는 게 왜 괴로울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았다. 2장과 3장에서는 마음챙김의 태도를 활용하는 방법, 4장과 5장에서는 우리 마음을 흔드는 현대사회의 특징과 외부환경을 알아보고 단단하게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설명했다.

 

  난 읽고 싶은 부분부터 찾아 읽었다. 발췌독은 부담이 없고 흥미 있는 부분부터 읽게 되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3장의 비난받는 마음은 힘을 낼 수 없습니다에서 우린 다른 사람이 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두려움, 더 나아가서는 비난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시작되었건 그런 것들은 모두 타인의 생각이 아니다. 생각의 주체자인 내가 스스로를 싫어하고 우습게보고 있는 꼴이다. 자기 비난. 이것은 판단의 일종인데 생각이 많을수록 끊임없이 판단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러므로 쉽게 지치고 지친 상태에서는 자신을 돌볼 힘이 남지 않는다. 저자는 말했다.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마음.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다. 끊임없이 라벨링을 하며 분류하고 판단함을 접어두어야 한다. 마음챙김의 핵심이기도 한 비판단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금, 여기를 경험할 때 평화를 만날 수 있다. ‘싫다, 짜증난다, 부럽다와 같은 무거운 공을 언덕 위로 힘껏 밀어 올리는, 마치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힘든 공굴리기를 멈추고 나와 타인을 비난하지 말자.

 

  언뜻 안정된 삶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공허하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저자는 이런 현상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린 연약하기에 흔들리지 않고자 오직 자신에 의한 삶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내가 믿고 따를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삶을 지탱할 수 있다고. 나 자신의 욕망과 기쁨, 슬픔을 알아야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의 뿌리가 단단해지기 위해서 먼저 남이 아닌 나의 마음을 살펴보자.

 

  책은 건강한 자기애를 비롯하여 나에게 보내는 무조건적인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에 몸이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이자고 말한다. 김연자의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한 아모르파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며 괴로움까지 끌어안자고. 심리적으로 취약한 요즘, 차분히 읽어보기 좋은 심리학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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